『잘 잃어야 잘 번다』 톰 호가드

『잘 잃어야 잘 번다』의 저자인 톰 호가드Tom Hougaard는 영국에서 경제학과 금융학을 전공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JP모건에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런던에서는 CFD 브로커로 일한 경력도 가지고 있으며, 현재는 전업 트레이더의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인물이다. 한국으로 치면 제도권 출신 전업 투자자/트레이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1년만에 £25,000를 £1,000,000로 만들 정도로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트레이더이기도 한 그는 트레이딩 뿐만 아니라 각종 언론이나 YouTube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잘 잃어야 잘 번다』의 출간도 그런 맥락에서 이루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원서인 『Best Loser Wins』도 2022년에 출간되었으니, 근래에 부지런히 활동하고 있는 트레이더인 것은 분명하다.

훌륭한 트레이더가 되기 위해 톰 호가드가 『잘 잃어야 잘 번다』을 통해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째는 어제의 손실이 오늘의 트레이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평정심, 적절한 손절, 그리고 불타기, 아마도 트레이딩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세 가지가 아닐까 한다.

위 세 가지 중에서 개인적으로 평정심은 그럭저럭 잘 유지하는 편이다. 너무나 자주 손실을 기록해서인지 이제는 왠만한 손실 때문에 다음날의 트레이딩이 흔들리는 경우는 별로 없다. 물론, 큰 손실을 입은 다음날은 좀 의기소침해 지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를 무리하게 만회하려고 트레이딩 사이즈를 늘리는 등의 무리수를 두지는 않는다. 그리고, 대체로 시스템에 의존하는 편이라 이런 면에서는 유리하다.

그리고, 적절한 손절 또한 잘 이행하는 편이다. 트레이딩 경력도 오래 되었고, 이 역시 시스템에 의존하기에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된다. 오히려 시스템이 손절하기 전에 더 빨리 손절하기도 한다. 물론, 다른 트레이더들이 손절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 손절을 하면 십중팔구는 손절한 가격을 회복하여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케이스 때문에 하는 것이다.

위 두 가지에 비해서 가장 힘든 것은 불타기라고 불리는 추가 매수이다. 톰 호가드는 포지션을 취한 후 시장이 의도한 방향으로 흐른다면 추가로 포지션을 늘리라고 권하고 있다. 그래야만 홈런을 칠 수 있다며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이건 정말 아직도 어렵다. 수익이 나기 시작하면 포지션을 정리하고픈 욕망을 절제하며 포지션을 유지하기도 힘든데 여기에 포지션을 추가로 잡으라니!

포지션을 늘리면 당연히 평균 단가에서는 불리해진다. 그리고 손절 라인도 현재 가격에 맞게 변경된다. 그리고, 시장이 늘 포지션과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기에 이제까지 얻은 수익을 다 밷어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정말 많이 생긴다. 그래도 포지션을 늘려야 한다고 강력히 권한다. 자주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어마어마한 수익을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과연 이것을 할 수 있을 지 아직 자신이 없다. 승률을 포기해 가면서 이길 때 제대로 챙기기라는, 엄청난 사고의 전환을 과연 적용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그나마 시스템으로 대응해서 이익을 계획보다 빨리 끊어 버리는 것만 막아내는 수준인데... 불타기를 트레이딩에 적용해서 승률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 후에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언젠가 극복을 해야겠지.

이외에도 변동성이 극대화된 시장에서 거래하기 위해 ATR로 매매 시간대를 구분한다는 대목이 관심이 간다. 거래량 이외의 데이터로 변동성을 측정할 수 있는지 적용해볼 예정이다. 톰 호가드가 주로 S&P 500, FTSE, DAX 등의 지수 선물에서 트레이딩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나의 트레이딩 전략 수립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마지막으로, 모든 슬럼프는 끝이 있다는 말에 위안을 삼을 수 있어서 지식도 얻고 용기도 얻었다. 슬럼프는 피할 수 없고, 언젠가는 끝나니 잘 극복하자는 단순한 말에 왜이리 뭉클해지는 지 모르겠다. 카카오톡 프사에 적어 놓고 힘들 때마다 봐야 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