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세트 @정면

루돌넷의 가장 활동적인 친구 멤버인 심이누나가 루돌넷 버그도 자주 잡아주고 버그 때문에 폐를 끼친 것같아 식사 대접을 하기로 하고 건대입구 인근에 위치한 정면이라는 국수집에서 식사를 함께 하였다.

정면이라는 자신감에 넘치는 이름만큼이나 미쉘린 2023에 선정되었다는 간판이 눈에 띠었다. 따로 별 등급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미쉘린의 위용에 기대치가 올라갔다. 웨이팅이 있긴 했지만 평일 5시 30분이라는 시간대라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다.

정면의 메뉴는 홍면과 백면 두 가지 뿐이고, 이를 베이스로 호박 식혜라는 디저트를 이용하여 객단가를 올리기 위한 세트메뉴가 있었다.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2인세트이고 심이누나가 홍면, 내가 백면을 주로 먹었다. 참고로 홍면, 백면 양쪽에 고기를 추가하였고 난 맵찔이라 백면은 "덜맵게" 옵션을 선택하였다.

주로 먹은 백면의 경우에는 대체적으로 맑은 국물이고 후추로 매운 정도를 정하는 듯했다. 염분 섭취를 줄이려고 국물을 안마시려고 했으나 조금씩만 마셔볼까 하며 자주 마시다 보니 어느덧 거의 다 마셔 버려서 그냥 다 마셔 버렸다. 국물 시원하고 맛있다.

살짝 맛본 홍면의 경우에는 매워서인지 육개장국물같은 맛이었고, 백면과 홍면 모두 정면의 면은 얼핏 보면 그냥 소면인 것같지만 다소 독특한 텍스처다. 마치 함흥냉면과 밀가루 소면 중간 정도의 쫄깃함이다. 이 텍스처가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함흥냉면은 좀 질기고 소면은 심심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딱 그 중간을 치고 들어오니 마음에 안들 수가 없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공간이 매우 협소하다. 바 테이블만 있는데 마치 포장마차에서 손님들끼리 다닥다닥 붙어서 먹어야 하는 것과 비슷한 풍경이 연출된다. 편안하게 대화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는 뜻이다. 대체적으로 건대입구 맛집들의 특징이기도 한데,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손님에게 주어지는 공간은 박하다. 정면은 특히 많이 박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