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변의 법칙』 모건 하우절

모건 하우절Morgan Housel의 『돈의 심리학』을 읽었던 것이 어느덧 3년 전의 일이다. 당시에 책이 나름 임팩트가 있었던 기억이 남아 있어, 이번에 신간이 나왔다고 하여 읽어 보았다. 도서관에 대기 인원이 엄청난 것을 보면 뭔가 영향력 있는 채널에서 소개가 되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번에 읽게 된 『불변의 법칙』은 워낙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어서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려운 책이다. 그럼에도 나름대로 『불변의 법칙』을 통해 모건 하우절이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요약해 보자면 아마도 인생의 불확실성과 이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인간의 비합리적 행동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불변의 법칙』의 내용은 오히려 『돈의 심리학』이라는 이전 책의 제목에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한 때 유행했던 행동 경제학 서적들과 비슷한 측면도 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출간된 후, 새로운 내용이 없다며 비판을 받았던 것을 언급하며 꼭 새로운 정보가 아니더라도 독자가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면 좋은 책이라고 변호하는 대목이 있다. 아마도 이것은 저자 자신을 변호하기 위함일 지도 모르겠다. 『불변의 법칙』에도 뭔가 새롭고 신선한 내용은 없다. 반면에 『사피엔스』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지식을 예로 들어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하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 느껴진다. 즉, 『사피엔스』를 재미있게 읽었던 독자라면 『불변의 법칙』도 재미있을 것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흥미롭게 읽었던 대목을 몇 가지 언급해 보자면, 이미 고인이 된 찰리 멍거의 행복을 위한 제1원칙이 기억에 남는다. 기대치를 낮춰야 행복해 진다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평범한 인간이 이것을 깨닫게 될 때는 아마도 스스로 만들어 놓은 높은 기대치에 좌절하여 불행을 느낀 이후가 아닐까 생각된다. 기대치는 낮출 수 있는 게 아니라 때가 되면 낮아지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 아닐까.

주식의 가치는 현재의 주가에 미래에 대한 스토리를 곱한 결과라는 말도 흥미로웠다. 즉, PBR이나 PER가 아닌 price-dream-ratio를 따져야 한다는 뜻이다. 대체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시장에 버블이 끼기 시작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락기에는 누구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더불어 최고의 재정 전략은 비관론자처럼 저축하고 낙관론자처럼 투자하는 것이다라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이 외에도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일이라는 말도 감흥이 있었다. 요즘 시간을 좀 낭비하는 입장에서 위안이 된달까. 일상적인 스케줄을 너무 빡빡하게 잡아 놓으면 사색할 시간이 없어지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간절할 수록 잘 쉬어야 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