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큅 LCG-C2001BK 커피 그라인더, 일주일 사용기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1.7 주고 구입했던 휴대용 전동 그라인더가 6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얼마 전에 망가져 버렸고, 계속 집에서 커핑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면서 한동안 커피를 안마셨더니 얼마 안가 커피의 향이 그리워 결국 제대로된 전동 그라인더를 구입하게 되었다.

이번에 구입한 그라인더는 리큅 LCG-C2001BK, 10만원이 채 되지 않는 가성비 라인의 그라인더다. 이것보다 더 저렴한 전동 그라인더도 많이 나와 있던데, 여러 커피 관련 유튜버들의 영상을 보니 더 아래 가격으로 내려가면 퀄리티에 치명적인 단점이 생긴다고 하여 이 정도 선에서 선택한 것이다.

크게 생각 안하고 안전한 선택을 한 것이지만, 집에서 드립커피만 마실 예정이라면, 이것보다 좀 더 저렴한 그라인더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전문 바리스타라 눈높이가 높기도 하고,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것은 에스프레소 용으로 아주 세밀하게 그라인딩을 할 때의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핸드드립용 그라인딩 수준에서는 크게 걱정할 사안이 아니긴 하다.

리큅 LCG-C2001BK 전동 그라인더를 들인 것은 일주일이라 일주일 후기라고 제목을 달았지만 실제로 사용한 것은 서너 번이다. 그 사이 거름종이도 떨어지고 원두도 떨어져서 커피를 못마신 날이 많았기 때문이다. 기존 휴대용 그라인더와 비교하여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그라인딩 속도, 기존 휴대용 그라인더는 1인분 분쇄하는 것도 한 세월이었다. 거의 2분을 갈아야 했는데, LCG-C2001BK의 속도는 이에 비하면 순식간이다. 1인분을 가는데 10초가 걸리지 않는 것같다. 상대적으로 너무 순식간이라 정확한 시간을 측정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원두를 채운 후 양조절 버튼으로 세팅을 한 후, 시작 버튼을 누르면 된다. 좀 더 정확한 양을 그라인딩 하려면 저울로 원두 양을 측정한 후 해당 양만 넣고 시작 버튼을 누르면 된다. 난 전자의 방식으로 "02"로 맞춰 놓고 사용하기로 하였다. 측정해보니 13g 안팎의 분쇄된 커피를 얻을 수 있었다. 이전에는 16g을 분쇄하여 물 200ml 정도를 드립했는데, 레시피를 13g 분쇄, 물 160ml를 사용하는 것으로 변경해야 했다. 참고로 "03"으로 설정하면 20g 정도가 나오더라.

분쇄 원두의 퀄리티는 대충 봐도 기존 휴대용 그라인더에 비해서 훨씬 더 균일하다. 위에서 핸드드립용은 크게 상관이 없다고 언급하긴 했지만, 눈으로 식별할 수 있을만큼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다. 분쇄도 설정은 구입해서 도착했을 당시에 딱 중간인 15.5 정도에 맞춰진 상태로 바꾸지 않았다. 31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핸드드립으로만 마실 가능성이 커서 분쇄도 설정을 바꿀 일은 없을 것같다.

고장 안나고 오래도록 쓸 수 있길!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