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코스 혁명』 제시 인차우스페

『글루코스 혁명』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혈당 관리에 대한 책이다. 영어판 제목도 『Glucose Revolution』이다. 이미 탄수화물 및 당 섭취에 대해 여러 경로를 통해 지식을 습득한 상태라 혈당에 대한 추가적인 지식이 필요할까 싶었지만, 『글루코스 혁명』을 읽고 또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저자이자 생화학자인 제시 인차우스페가 『글루코스 혁명』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혈당 스파이크를 만들지 말자는 것이다. 혈당 스파이크란 한꺼번에 너무나 많은 당이나 탄수화물을 섭취할 경우에 췌장에서 급하게 인슐린을 분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혈당 스파이크가 나쁜 이유는 췌장은 물론 우리 몸의 여러 기관들이 당 수치를 정상화하기 위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런 혈당 스파이크는 여러 가지 노화의 원인 중 하나이다. 즉, 당이나 탄수화물이 급격하게 섭취될 경우 노화를 가속시킨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탄수화물이나 당분을 아예 섭취하지 말아야 하나? 그렇지 않다. 먼저 샐러드와 같은 식이섬유를 섭취 후 단백질/지방을 섭취한 다음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것이 『글루코스 혁명』의 핵심 내용이다. 많이 알려진 내용이고 나 또한 이렇게 먹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글루코스 혁명』에서는 한 가지 유용한 팁을 더 제시하고 있다.

항상 샐러드와 같은 스타터를 섭취한 후에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쩌다 간식이 참을 수 없을 만큼 먹고 싶을 때도 있는 법이다. 이럴 때 식초를 탄 물을 먼저 마시고 탄수화물이나 당을 섭취하면 혈당 스파이크를 상당히 완화시킬 수 있다. 물론, 샐러드를 먼저 먹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고 식초 요법은 어디까지나 차선책이어야 한다.

너무 민간요법 느낌이라 살짝 의아해 하면서 책을 읽어 나가니 식초가 몸에 작용하는 매커니즘도 설명해 준다. 식초, 즉 아세트산은 인슐린 분비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근육에서 당을 빠르게 흡수하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혈액 안에 당이 머무르는 시간을 줄여 주며, 프로세스 자체가 천천히 진행되도록 돕는다.

꽤 유용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외식을 할 때 식초탄 물을 휴대하고 다녀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자 좀 고민이 되긴 한다. 텀블러는 부식이 될 것 같고 플라스틱 페트병을 따로 준비하자니 미세 플라스틱이 염려된다. 그리고, 아쉽게도 레몬으로 식초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한다. 식초의 시큼한 맛은 아세트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근래에 건강검진 결과 때문에 콜레스테롤에 관한 정보에도 갈증을 느끼고 있었는데, 『글루코스 혁명』를 읽으며 새로운 지식을 하나 습득할 수 있었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가장 보편적인 약이 스타틴이라는 것인데, 이를 복용하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다. 문제는 LDL-C는 크기에 따라 A패턴과 B패턴이 있는데 스타틴은 패턴A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심혈관계 질환을 낮추기 위해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하는 것인데, 스타틴을 복용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만 낮출 뿐,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지는 못한다.

LDL-C 패턴B 수치만 따로 검사하는 것은 여의치 않지만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 준다. 중성지방 수치 / HDL-C 수치를 2.0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것으로 간접적이나마 LDL-C 패턴B 수치를 체크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지 않는 여러 가지 팁들이 나와 있어서 건강한 식습관을 위한 지식을 상당히 업데이트할 수 있었다. 건강한 식습관이 아는 것 뿐만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 병행되어야 하지만, 나름 잘 실천하고 있는 입장에서 실천의 편의성을 제시하는 측면은 식습관 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같다. 우선 식초탄 물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해봐야 겠다. 예전에 홍초가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같은 이유 때문이었나?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