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MM2H 세미나 @코엑스 컨퍼런스룸

지난 6월, 말레이시아의 새로운 MM2H 프로그램이 발표되었다. MM2H란 Malaysia My Second Home의 약자로 말레이시아에서 제공하는 장기 체류 비자이다. 말레이시아는 따로 시민권이나 영주권 제도는 없고, MM2H의 여러 가지 옵션 연장을 통해서 영주권에 준하는 체류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에 참여한 세미나는 말레이시아 이민 쪽으로 유명한 유원 인터내셔널이 새로운 MM2H 비자 프로그램을 소개함과 동시에 조호 지역의 부동산 프로모션을 겸하고 있다. 작년 가을에 역시 유원 인터내셔널이 진행했던 부동산 투자 세미나와 유사한 형태였다.

우선 새로운 형태의 MM2H 프로그램을 요약해 보자면, 3개의 일반 카테고리가 있고, 당연히 그 중에 허들이 가장 낮은 Silver 케이스가 무난해 보인다. USD 150K의 현금을 현지 은행에 예치해야 하며, 이 중 부동산 구입 목적 등으로 50%를 인출할 수 있다. MYR 600K 이상의 부동산을 분양받아야 한다. 약 USD 120K에 해당한다. 대신, 이전 프로그램의 조건 중 하나였던 소득 증명 기준은 없어졌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외국인은 MYR 1M 이하의 부동산 구입을 제한하는 주법에 의해 실질적으로는 USD 200K 이상의 부동산을 분양 받아야 한다. 정기예금 중 50%를 인출하여 부동산의 구입할 경우, 최소 USD 270K 수준의 자금이 묶이게 된다.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높았는데, 생각보다 허들이 높아서 좀 당황했다.

이런 가운데, 경제특구 특별 신청 조건이라는 옵션이 따로 있다. SEZ라고 불리우는 경제특구, 대체적으로 조호바루가 위치한 조호주 지역에 부동산을 투자할 경우 정기예금 USD 65K, 부동산 분양 취득 MYR 500K로 조건이 완화된다. 이 정도면 묶이는 금액이 최소 USD 132.5K 정도로 허들이 꽤 낮아 진다. 심지어 50세 이상이라면 정기예금 조건이 USD 32K로 더 낮아 진다.

이외에 PVIP 비자가 따로 소개 되었는데, 3개월간 월평균 MYR 40K 또는 연소득 MYR 480K를 입증할 수 있다면 정부에 MYR 200K를 기부(?)하고 정기예금으로 MYR 1M을 예치하는 옵션이다. 소득 증명이 좀 빡빡해서 세미나 끝나고 나가는 길에 사업소득, 근로소득, 투자소득 같은 걸 모두 합산해서 신청해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옵션의 경우 USD 40K를 납부하고 USD 200K가 정기예금으로 묶이게 된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SEZ 지역의 푸테리 하버에 위치한 푸테리 코브Puteri Cove라는 레지던스 분양을 프로모션하였다. 24평 기준으로는 아마도(?) SEZ 조건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구입할 수 있을 것같고, 인테리어 비용으로 USD 5K, 레지던스 관리비가 매달 USD 100 정도 발생한다는 설명이 있었다. 바다 조망은 나쁘지 않을 것같은데, 지금 분양 중이니 주변이 휭할 것같다.

아무래도 조호바루를 비롯한 조호 지역의 부동산 프로젝트들이 중국의 정책적인 이슈로 인한 싱가포르 경제 호황에 의존적인데, 만약 갑자기 중국에서 비지니스 프랜들리한 정책으로 선회하게 되면 어떻게 될 지 잘 모르겠다. 중국의 정책이 변하더라도 싱가포르는 각광받는 아시아의 금융허브 역할을 하겠지만, 주변에 퍼진 온기까지 유효할 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SEZ 지역의 부동산 투자는 망설여 지는 부분이 있다.

내 입장에서는 금투세 때문에 MM2H 프로그램을 고민하는 것이니, USD 100K 수준의 연소득을 얻지 못한다면 그냥 한국에서 22% 세율 뚜드려 맞는 것이 합리적이다. 만약 PVIP 옵션의 소득증명 부분을 충분히 입증할 수준의 수익을 얻게 된다면 부동산 투자로 고심할 필요가 없는 PVIP 옵션이 깔끔해 보인다. USD 40K를 그냥 뜯기는 것은 아쉽지만 부동산에 묶이는 쪽은 내 입장에선 신경쓸 일이 너무 많다.

SEZ 옵션이 되었든, PVIP 옵션이 되었든 가능은 하다는 결론이 나와서 개인적으로는 나름 유익한 세미나였다. 트레이딩만 잘하면 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