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에드바르 뭉크 전시를 본 기억이 있어서 다시 열리나 하고 지난 글을 찾아 보니 무려 2014년이다. 얼마 안된 것같은데 10년전이라니! 10년만에 다시 뭉크의 작품들을 만나볼 생각에 살짝 들떠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을 방문했다. 사실, 좀 더 빨리 방문할 수 있었지만 유로 2024 보느라 소진된 체력을 회복하느라 시간이 좀 필요했다. 게으름을 피우느라 티켓도 정가를 다 주고 입장해야 했다.

Beyond the Scream, 부제에서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절규 외에도 좋은 작품이 많다라는 것을 강조하고픈 슬로건이다. 실제로 10년 전의 전시에서 절규 외에도 마돈나라는 작품을 알게 되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뭔가 새롭게 기억될 작품을 만나길 기대했다. 하지만, 임팩트 있는 새로운 작품을 만나지는 못했다.

전반적으로 유화보다는 판화나 드로잉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전공자나 전문가들에게는 판화도 나름의 가치가 있고 얻어 가는 것이 있겠지만, 나같이 비전문가들에게는 아무래도 유화에 대한 선호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이번 전시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평소에 한가람미술관은 전시실내 사전 촬영을 엄격히 제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스마트폰으로는 촬영을 허용해 주었다. 이것이 아마도 판화 위주의 전시라서 가능한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해본다. 뭉크의 이름값 때문인지 전시가 시작한 지 꽤 지났음에도 평일 오전에도 관람객이 많은 편이었다. 심지어 학생들 단체 관람까지 겹쳐서 상당히 혼잡했다. 느긋하게 편안한 분위기에서 관람하고 싶어서 애써 평일 오전에 방문한 것인데 소용이 없었다. 주말은 더 혼잡하려나?
10년전에 워낙 좋은 기억을 많이 간직하였던 전시라서 이번에는 기대감이 너무 커서였을까, 아니면 전반적으로 전시된 작품의 퀄리티의 차이였을까, 기대만큼 만족스러운 전시는 아니었다. 아니면, 10년전에 비해 식어버린 미술에 대한 열정 탓일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