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즈 T110HA, 끈적이는 팔걸이에 대한 미봉책

10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 의자가 있다. 시디즈 T110HA, 여전히 멀쩡하지만 세월의 흔적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 팔걸이 패드와 헤드레스트 패드가 그렇다. 헤드레스트 패드는 손수건으로 감싸서 그럭저럭 사용하고 있는데 우레탄(?) 재질로 되어 있는 팔걸이 패드는 오염되고 찢어졌으며 끈적끈적한 상태다.

시디즈는 자사에서 판매하는 의자의 부속품도 판매하고는 있지만 10년이 넘은 제품이라 자사 쇼핑몰에서 구매 리스트에서 찾을 수는 없었다. 전화를 해볼까 하다가 그냥 임시방편으로 방수원단을 인터넷에서 주문해서 감싸는 방법을 사용해 보기로 했다.

이미 분리해 놓은 패드를 꾸역꾸역 천으로 감싸 보았다. 곡선 형태라 쉽지 않았다. 뭔가 헤어드라이기 등으로 모양을 만들어 가면서 하면 좀 더 섬세한 작업을 할 수 있을 것같긴 한데, 그 정도의 노력을 하고 싶은 의지는 없었기에 그냥 대충 스카치 테이프로 고정하며 처리했다.

암레스트와 암레스트패드는 네 개의 나사로 고정하는 방식이고 천으로 감싼 패드에서 나사가 들어갈 구멍을 잘 피해서 고정을 시켜야 한다. 이 작업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고, 나사가 들어갈 구멍을 피하지 못하더라도 그냥 나사못이 잘 뚫어 주었기에 문제가 되지도 않았다.

완성된 모습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곡선 형태에 비해서 천이 좀 빳빳한 편이라 곡선 형태를 따라서 유려하게 감싸지지 않기 때문이다. 평소에 리폼같은 걸 열심히 하는 편은 아니라 완성도가 많이 떨어진다. 반면에 선택한 방수 원단이 피부에 닿는 느낌은 그럭저럭 괜찮다. 그저 오염에 강할 것같아서 방수 원단을 선택한 것인데 감촉도 나쁘지 않아 마음에 든다.

10년 넘게 썼으니 새로 사도 이상하진 않은데, 버리기엔 의자 본연의 기능은 여전히 탁월해서 버리기가 좀 아쉽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