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모카 시다모 G4, 핸드드립 후기

에티오피아의 커피 생산지로는 예가체프 지역이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예가체프만 있는 것은 아니더라. 이번에 구입한 원두는 시다모 지역의 원두이다. 판매처에서 붙인 이름은 에티오피아 모카 시다모 G4, 모카라는 커피콩이 따로 있는 것일까?

YouTube 어느 채널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원두의 차이보다는 프로세싱 방식에 의해서 더 많은 풍미의 차이가 만들어 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애써 내추럴로 선택했다. 뭔가 워시트보다 좀 더 과일향이나 꽃향이 풍부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이번에 구입한 시다모 원두를 몇 번 내려 마셔본 결과 프로세싱 방식에 의한 차이점을 느끼긴 어려웠다. 더 맛있다고도 할 수 없지만 반대로 더 맛이 없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조금 단맛이 강한 것같다는 느낌이 있긴 한데, 내추럴 가공방식이라고 해서 꽃향이나 과일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요즘 커피향에 익숙해져서 향을 잘 인지 못하는 것일 수도?

그 동안 워시트 방식의 제품만 주로 마셔왔던 것은 나의 무지함도 일조했다. 에티오피아산 커피의 등급은 G1의 경우 프로세싱과 관계없이 최고 등급만 선별해서 담은 것이고 대신 비싸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합리적인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는 G2 방식으로 마셔 왔던 것이다.

G2가 워시트 방식의 원두에만 부여하는 등급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내추럴을 마시려면 G3나 G4 등급에서 선택해야 한다. G3는 G2보다 훨씬 비싼 가격대로 형성되어 있고, 따라서 현실적으로 내추럴 방식의 커피를 구하는 것은 G4 등급을 구매하는 것이다. 이번에 구매한 시다모산 커피는 G4 등급이다.

내추럴 방식의 차이점을 인지하지는 못했지만 G4 등급은 꽤 저렴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워시트 방식인 G2 등급의 커피와 비교해도 퀄리티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니 그냥 G4 등급으로 구매해서 마시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듯하다.

다음에 예가체프 지역의 G4 등급 커피를 한 번 맛본 후에 확실한 차이점을 인지하지 못하면 그냥 시다모 지역 G4 등급 커피로 정착해야 겠다. 1kg을 배송비 포함 15,490원에 구매했는데, 현재 15g 레시피를 기준으로 잔당 230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계속 이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이제까지 구매한 아프리카산 원두 중에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임에는 틀림없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