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로 본 토익시험

비가 보슬보슬 오는 가운데, 토익시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 시험의 어이없는 점수로 인하여 "충격과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보는 시험이지만, 오히려, 점수 상승의 가능성이 더 높다는 아주 단순한 생각으로 기분이 그리 우울하지는 않았다.

이번 시험을 임하는 가장 중요한 자세는 시간 안모자라게 푸는 것이었다. 지난 시험에서 Part 5, Part 7, Part 6 순서로 풀기로 하고, Part 7에서 지나치게 태평스러웠던 바람에 part 6 20문제를 모조리 찍고 나왔던 경험때문이었다.

오늘따라 버벅되는 본부의 안내방송 하는 여자가 꽤나 거슬리더니, 나중에는 까치 우는 소리 "까악~ 까악!", 조금 있다가는 계란 장수인지 확성기로 뭐 파는 사람 등, 정말 짜증나는 환경이었다. 비록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에 비해서 미미한 크기였다고는 하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거기다가 49번은 앞부분 끊겨서, 나중에 다시 들려주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다시 들려주니 더 햇갈려서, 그냥 안고쳤다 ).

우여곡절끝에 리스닝이 끝났으나, 리스닝의 고심한 흔적을 지우기 위해서 몇 분을 허비해야 했다. 오늘따라 지우개를 안가지고 와서 샤프 뒤에 있는 그 조그마한 지우개로 무지하게 긁었다( 지우개는 지난 목요일 똥이 빌려간 후, 깜박하고 안받아가지고 왔다 ).

리딩도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다. 지난 시험에서 20문제를 찍은 것이 꼭 지나친 여유때문은 아니었다. 실력이 없으니까 시간이 모자라는 것 아니겠는가! 따라서, 이번에는 Part 6이후에 Part 7을 푸는 방법으로 바꿨다. 문법 문제인 Part 6은 정답률이 70%를 밑도는 수준이므로, 모르는 것은 그냥 찍고 빨리 넘어가는 전략을 택했고, 그래서, Part 7을 위한 시간이 약 40번정도 남게 되엇다. 이것도 그리 넉넉한 시간은 아니었으나, 최대한 요령껏 특정 부분만 읽어나가는 방법으로 아슬아슬하게 다 풀 수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 문제는 좀 성급하게 풀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아무튼, 다 풀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단순하기는... 5월 토익도 신청했고, 6월도 신청할거고... 왠지 시험을 보면서 공부를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고등학교 때 모의고사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분발하자! 잘못하면 졸업 못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