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짜리 육개장을 먹다

매일 빵과 시리얼로 아침을 때우고, 점심은 샌드위치나 기타 허접한 것들, 그리고 저녁은 한국에서 가져온 참크래커로 대신하는 나의 식단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 배고픔이라는 1차적 욕구뿐만 아니라, 영양상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이 되었는데, 비타민은 가져온 삐콤씨로 해결을 한다고 쳐도,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중 원활히 공급되는 것은 탄수화물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어제 알아 놓은 한국식당을 찾아 갔다. 학원 부근에 “우정”이라는 식당에서 푸짐한 육개장을 £5에 먹었다는 이야기가 네이버 유럽여행 카폐에 올라왔던 것이다. 한국 식당이라는 대명사와 “푸짐하다”라는 형용사가 나에게 거부할 수 없는 유혹으로 찾아왔다.

한국에서라면 기껏해야 “not bad”정도의 평가를 내렸을 정도의 맛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5파운드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너무 맛있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이제 좀 살 것 같다. 얼마 만에 먹어보는 한식인가!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