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모를 찾아서( Finding Nemo )

미국산 애니메이션, 특히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여러 연령층을 관객으로 둘 수 있는 장르이다. 같은 영화를 보면서, 아이들이 느끼는 것과 어른들이 느끼는 것은 판이하게 다르지만, 그들은 각각 자신들만의 만족이라는 것을 채울 수 있다.

아마도 인어 공주 이후에 처음으로 물속을 주제로 다룬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본 것 같다. 좀 더 어류 지향적이기까지 하다. 주인공이 제대로된 물고기라는 뜻이다.

겁많은 물고기 "말린"은 상어의 기습으로 마누라를 잃고, 달랑 하나남은 알에서 부화한 "니모"라는 아들을 얻게 된다. 항상 니모가 안전하기를 바라며 노심초사하고 이러한 마음은 과잉보호로 나타나며 이러한 과잉보호가 역효과를 내어 니모는 상당히 모험심 강한 아이기 되어 버린다.

이러한 니모가 사람들의 손에 잡혀서 어항에 갖히게 되고, 아들을 찾아 나서는 아빠 말린의 로드 무비가 시작된다(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로드무비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 ).

로드무비의 형식을 갖추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건망증이 심한 "도리"라는 친구를 붙여주고, 이들의 튀격테격 싸우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꽤나 다채로운 이벤트로 인해서 지루하지 않다( 솔직히 말하면, 좀 지루하기도 하다 ).

다른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그렇듯, 매우 부드러운 색체감을 보여주고, 이러한 색체감이 바다 속 풍경을 보다 더 돋보이게 한다.

니모를 찾아서에서 인간은 강자로서 등장하지만, 물고기들의 주적은 아니다. 단지, 약육강식의 상층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그려지고 있을 뿐이다. 특정 인간을 부정적으로 그리기는 했다( 치과 의사 조카 ). 또한, 인간들의 생활을 상당히 무뚝뚝한 시점으로 보고 있어서, 마치 우리가 물고기인 듯한 착각이 들게 만들기도 한다.

니모를 찾아서에서 세밀하게 묘사된 것중의 하나가 갈매기들의 울음 소리가 아닌가 한다. 그들은 단순한 말을 하면서도, 그 말들이 실제로 갈매기들의 울음소리와 유사하게 들리며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예를 들어, 물고기를 입에 문 펠리칸을 쫓는 갈매기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Mine~ Mine" 이 억양이 정말 갈매기 울음소리 같다.

채식을 하려는 백상어, 떼지어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내는 고기떼 등,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해줌에도 불구하고, 약간은 지루한감이 없지 않다. 좀 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필요했던 것일까?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