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에 도날드가 오다!

지난 16일 도날드 존스턴( Donald J. Johnston ) OECD 사무총장이 인하대학교에서 특별 강연을 하였다. 며칠 전부터 여기저기 OECD 사무총장이 인하대학교에 온다는 전단지가 휘날리고 있었고, 경제학 시간에 교수가 한번 가보라고 상당한 압력을 넣고 있는데다가 마침 승철이가 이런 거 한번 가보자고 설득을 한 터라 아니가볼 수가 없었다.

새로지은 정석학술정보관이 이렇게 뽀대가 나는 건물인 줄 또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6층은 처음 가보았는데, 눈부시게 만들어 놓은 컨퍼런스룸이 화려하기 그지 없었다. 아, 우리 등록금 걷어서 이런데다가 돈을 쳐발랐구나. 등록금 덜 받고 그냥 열람실이나 여러 개 만들어 놓지... 피같은 학생들 등록금으로 이런 거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가슴이 찢어진다. 이거 다 한진그룹 자산처리 되는거겠지?

들어가기 전에, 동시 통역기를 가져 가라는 말에 이런 것도 써보는 구나라며 좋아했다. 승철이도 이런데 안오면 우리가 이런 거 한번 써보겠냐며 맞장구를 친다. 그러나, 끝나고 이것저것 만져보니, 청계천가서 2,000원이면 살 수 있는 라디오였다. 왜 이게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했지?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해서 늦게 온 사람들은 서서보는 사태가 벌어 졌다. 그도 그럴 것이 앞에 붙은 OECD라는 단어 하며, 그 다음에 붙은 사무 총장이라는 말 하며, 정석학술정보관 지하 열람실에 대고 안내 방송까지 했으니... 전단지 배포량만 해도 백여장을 될 듯하다.

컨퍼런스 룸 안에 들어가서 현수막에 사무총장을 Secretary General이라고 해석해 놓은 것을 보고, 승철이와 일반 비서? 비서 일반? 뭐 이러고 놀았는데, 주위의 어이없는 시선이 느껴지는 듯 했다. 좀 조용히 떠들껄...

하도 TV에서 자주 봐서 낯이 익은 도날드 존스턴 OECD 사무총장이 들어와서 대략적인 인사를 하고 박수를 쳤다. 오~~ 박수 소리가 룸안의 벽에 반사되어 더 멋지게 느껴졌다.

강연의 시작은 OECD에 대한 간략한 소개였다. 선진국끼리 경제적 협력을 하기 위한 기구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딱 그 정도만 설명해준다. 뭐 더 알고싶은 것도 없었다. 제목이 참 거창하다. OECD에서의 한국!

제목을 반영하듯, OECD에서 제공된 자료는 OECD안에서 한국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나 타 OECD회원국과 한국의 비교가 열거되어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한국 정부가 다른 국가들보다 "작은 정부"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이전에 알지 못했던 사실인데, 도총장은 이것에 대해서 특별히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지 않고, 장단점이 있을 수 있다는 정도로만 이야기를 했다. 또한, "큰 정부" 유럽, "작은 정부" 미국의 모양이 극명히 나타나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또 한번, 한국의 미국 지향적 정책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 주제는 한국의 고령화. 현재는 한국의 65세이상 고령자 수가 10%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다른 OECD국가가 20%에 육박하는 것과 비교해서 그다지 높은 수치가 아니지만, 한국의 고령화 추세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어서, 2050년에 이르서서는 OECD국가들의 평균수치를 넘어설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여기서 또 다시 도총장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 않는다. 고령화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서도 사회의 활력이 줄어든다며 조심스러운 발언을 했다.

그 다음으로는 한국의 투자요건에 대한 본격적인 강연이 시작 되었는데, 외국기업의 직접투자( FDI )가 더 많아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 정부의 투자 요건 조성과 노동 시장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말로 한국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해고가 된다는 것이 해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필요한 다른 사람이 고용되는 것이기에 나쁜 것이 아니라는 말은 해고에 대한 나의 편견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해고가 또 다른 고용을 창출한다니... 반면에 벤쳐투자와 R&D투자에 대해서 OECD국가들 중에서도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인적 자원을 높이 평가했는데, 엄청난 교육열과 이로 인해 나타나는 저문맹률 등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마지막으로, 한국이 동북아시아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가 시작 되었는데, 입지적인 요건이 괜찮다는 말 뿐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