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The Return of The King )

마지막 반지의 이야기를 보기 전에, 총 7시간에 다다르는 두 전편을 보며 복습을 했고, 이에 이어지는 마지막 편 왕의 귀환은 과연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종결편다웠다. 원작 소설만큼이나 방대한 분량의 러닝 타임을 다 소화해낸 관객들의 표정은 다들 감동에 젖은 모습이었다.

1편 반지 원정대에서 간헐적으로 보여주었던 국지전, 그리고 2편 로한과 사루만의 전투, 하지만, 이 전투들은 3편 왕의 귀환에서 보여줄 사우론과 곤도르 전쟁에 비하면 정말 동네 싸움에 불과했다. 이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인식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정말로 불행한 자이다. 잠시, 이를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실제의 상황이라고 생각해보자( 물론, 일반적인 사람은 이미 영화에 빠져들어 있을게다 ).

로한의 헬름 협곡에서 사루만의 1만 우르크하이 병사들을 물리친 로한의 기병대. 하지만, 곤도르의 마지막 방어선 미나스티스에 집결한 사우론의 군대는 이에 몇 갑절이다. 곤도르의 군사들은 이성을 잃은 섭정 데네소르의 말도 안되는 명령과 절대적으로 부족한 병력때문에 고전하는 상황, 이때 이들을 구원하러온 로한의 기병대, 수십만이 버티고 있는 적진에 돌격하는 로한의 기병대는 정말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해 주었다.

이에 앞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군사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던 아라곤에게 리벤델의 통치자 엘론드는 아라곤을 사모하는 그녀의 딸 아르웬을 대신하여 그에게 이실루드가 사우론의 반지낀 손가락을 자를 때 사용했던 검을 다시 제작하여 아라곤에게 선사한다. 그리고, 아라곤에게 죽음의 병사들을 데리고 오라고 조언한다. 사우론을 제거했던 이실루드의 후계자 아라곤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고, 결국 아라곤은 이 죽음의 병사들을 데리고 극적인 순간에 나타나 미나스티스를 구한다.

중간계 최대 규모의 전투는 이렇게 해서 인간의 승리로 돌아갔고, 이제 프로도의 반지 제거가 중요한 쟁점이었는데, 워낙 전쟁씬이 감동을 주고보니 프로도의 반지 원정은 그다지 감흥을 주지 못했고, 이로인해 전투 장면이 중심이고 프로도 씬은 단지 쉬어가는 페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일라이저 우드는 반지의 유혹에 빠져들듯 말듯 하는 프로도를 잘 연기하였으나,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스케일의 미나스티스 전투였을 것이다.

대부분 원작 소설에 충실했고, 원작 소설을 먼저 읽은 관객들에게는 소설을 읽으며 상상했던 모습을 영상화하여 볼 수 있으니 더없이 먼진 영화였을 것이다. 필자도 원작 소설을 읽었던 사람중에 하나이다. 원작 소설 마지막에 등장하는 사루만의 사이어 장악은 전체적인 줄거리와는 조금 별개의 이야기이므로 제외되었다.

이렇게 해서, 세 편으로 나뉘어도 짧지 않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종결되었다. 그 종결이 아쉬울 따름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리벤델의 통치자 엘론드를 연기한 휴고 위빙의 모습이 매트릭스의 스미스와 오버랩 되면서 웃음을 참지 못하였는데, 여러분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는지? "미스터 엔더슨!!"

또한, 중간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생명체라는 아르웬을 연기한 리브타일러가 김정은과 닮았다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