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트플랜

조디 포스터 주연의 스릴러하면 떠오르는 것은 일단 패닉룸이다. 방안의 작은 공간에서 사투를 벌이는 내용은 비행기 안에서 사투를 벌이는 플라이트플랜의 장면과 상당히 일치한다. 공교롭게도 두 영화 모두 딸이 등장하고 조디 포스터 그녀는 딸을 지켜야 하는 입장에 서 있다. 어쩌면, 조디 포스터 자신이 강한 어머니 역할을 선호하는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주요 배경은 비행기 안이다. 추락사로 죽은 남편의 시신을 베를린에서 뉴욕으로 옮기기 위한 비행기 여행이다. 이 비행기는 카일( 조디 포스터 )가 직접 엔진을 설계한 기종이기도 하다. 문제는 비행기 안에서 아이가 사라졌다는 것, 처음에는 그냥 또래들이랑 놀고 있겠거니 했던 카일도 딸이 계속 나타나지 않자 조급해지기 시작하고 이러한 카일을 승객들은 미친 여자쯤으로 여기게 된다.

감독 로베르트 슈벤트케는 지속적으로 관객에게 카일이 미쳤을 것이라는 인상을 풍기게 하고, 초점을 "아이는 어디있을까?"에 맞추어 놓는다. 그러면서, 완벽한 반전을 위해서 정작 중요한 "아이가 왜 없어졌을까?"에 관객들이 관심이 쏠리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필자는 예전 조디 포스터가 출연한 영화 컨택트가 생각나서, 혹시 외계인이 아닐까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봤다.

반전을 노출시키는 방법이 조금 직설적이었다는 점만 뺀다면, 괜찮은 반전을 숨기고 있는 스릴러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