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외식하다

아빠 휴가차 가족들끼리 외식을 했다. 남들은 분위기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간다고 하지만, 분위기는 포기하고 맛만 취하기로 하고 예전에 첫 월급 탄 기념으로 갔던 종각역 밀레니엄프라자로 갔다.

저번에는 너무 많이 시켜서 배가 터질 지경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좀 사람다울 만큼만 시켰다. 맥주도 집에 가서 공부할 거 생각해서 2,000으로 시켰다. 아빠가 조금 아쉬운 것 같았지만, 나랑 엄마는 한잔씩만 마셨기 때문에 모자라지는 않았다. 아빠는 소주를 원했나? 커커...

케이준 치킨 셀러드가 너무 조금 나와서 이상하다고 계산서를 봤더니 3천여원이 씌여져 있다. 아까 1인분만 시킬거냐고 물어본 캐쉬어의 질문이 그거였나보다. 다음에는 2인분을 시켜야겠다. 메뉴가 저번이랑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가끔 가족들에게 식사대접을 하면, 별거 아니면서고 어깨가 으쓱해진다. 가벼워진 급여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가족의 일원으로서 해야할 의무를 이제서야 수행할 수 있게 되어서일까?

집에 오는 길에 비가 약간씩 떨어 지더니, 집에 도착하자마자 급작스러운 집중 호우가 내려, 절묘한 타이밍이라며 모두들 기뻐했다.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집은 행복한 집이다. 작은 행복에 기뻐할 줄 아는...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