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유혹, 이누야샤

그 좋아하던 위닝도 접은 마당에 이누야사라는 애니메이션에 빠져들고 말았다. 투니버스에서 방영해주는 걸 동생이 가끔 보고 있었는데, 나도 힐끗힐끗 보다가 이제는 완전히 몰입해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할 정도가 되었다. 급기야 어제는 한국 성우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인터넷에서 일본판으로 받아보고 있다. 어제 64화까지 보고, 오늘 66화까지 봤는데, 160여화까지 있고 아직도 계속 나오고 있다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빼앗겨야 한단 말인가!

평소에 그다지 애니메이션에 관심도 없던 내가 하필 이누야샤에 마음을 빼앗겼는지는 모르겠다. 사회적인 약자로서의 경험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누야샤의 강력하면서도 완성되지 못한 힘이 부러웠기 때문일까? 아니면, 강력하지만 외로운 세슈마르가 마음에 든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나약하면서도 위기에 강해지는 여자 카코메에게 빠져든 것일까? 나라꾸와 자신의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카꾸라에게?

어제는 엄마와 한바탕 했다. 만화보는 걸 무척이나 싫어하는 엄마, 게다가 한국사를 전공해서인지는 몰라도 일본 문화에 대해서 상당히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데, 일본 만화를 보고 앉아 있으니... 동생 보는 것도 열받아 죽겠는데 다 큰 녀석이 보고 있는 것을 봐주기가 힘들었나보다. 결국, 다운받아 놓으라는 말때문에 다운받아 놓은 내 동생까지 디립다 혼나고... 시간모자란다고 새벽부터 일어나서 공부하는 녀석이 이런 걸로 시간 보내고 있냐면서 나도 혼나고...

나중에 시험 끝나고 봐야 하나? 커커... 지금은 이누야샤 OST를 듣고 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