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의 사행성에 빠져드나!

예전에는 전반전 점수와 최종 점수를 맞추는 축구토토 스페셜만 몇 천원 투자하면서 즐겼는데, 이번에는 세 번째로 승무패에 도전하면서 무려 12,000원이나 베팅을 하였다. 한 경기에 이렇게 큰 베팅을 한 것은 스페셜, 승무패 통틀어 처음이다.

갑자기 이렇게 큰 금액의 베팅을 하게 된 것은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 가장 큰 요인은 K리그 경기 대신 14경기를 모두 해외 프로축구로 채워 놓아, 평소에 K리그 보다는 해외축구에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 조금 더 자신감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고, 두 번째 요인으로는 승무패 1차 2차의 1등 배당액이 계속 이월되어 현재 4억원이 넘는 금액이 베당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22%의 세금을 떼더라도 3억원의 금액이다. 6명의 당첨자가 나오더라도 한 명당 5천만원. 물론, 로또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금액이지만, 이론적으로 좀 더 높은 확률이고, 게다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 좀 더 유혹적이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14개 중에 11개를 맞췄을 경우에도 4등 배당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본전을 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은 나를 상당히 과감하게 만든다.

축구스페셜만 했을 때는 몇 천원 투자로 몇 만원을 기대하는, 즉 돈보다는 축구를 즐기는 재미였는데, 승무패 게임도 시작하면서, 억대의 당첨금을 노리는 사행성에 빠져드는 것 같다.

자신 있는 해외축구라고 할지라도 이번 게임은 강팀들이 원정경기인 경우도 있고, 유명하지 않은 팀끼리의 경기도 포함되어 있어 평소에 관심을 갖지 않은 사람들은 맞추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나 또한 꽤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여러 축구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분석을 했다. 나중에 제출하고 보니, 다른 사람들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 발견되면 마음이 덜컥 내려 앉기도 한다. 그래도, 괜시리 다른 사람이 적은 거 따라하면 되는 경우 하나도 못봤다. 그래서 일부러 안본 거고...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