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의 진행과정

간만에 글을 남기네요
한동안 바쁘다가 밀린 일들을 처리할려니
저는 지금 소아과를 돌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찌나 귀여운지
하지만 쓸 이야기는 저번에 돈 산부인과 이야기 입니다.

아기를 낳는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일반적으로 산모가 아기를 낳기 위해 오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겪게 됩니다.
우선 입원후 간단한 검사를 받고
진통실에 들어가서 자궁경부가 충분히 벌어질때까지 기다립니다.
보통 당직실에 있으면 이때부터 진통이 시작된
산모들의 비명소리가 온 방에 울려퍼지죠
그 고통을 저로서는 알 수 없지만
엄청나게 아픈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대기하면서
계속 아기의 상태를 체크하다가
아기의 상태가 약간 이상을 보이면 제왕절개를 하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제왕절개가 많은 이유인데
태아상태가 약간만 않 좋아도 제왕절개를 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그 이유는 하다못해 0.8%의 확률로 아기가 나빠진다고 해도
그 0.8%의 사람들에겐 아기가 잘못되어 나오면
엄청난 고통을 안겨줄 뿐더러
아기가 어디엔가 문제가 있게 나오면 우리나라에서는
그 모든 책임을 의사에게 묻기 때문이지요
참고로 분만의 3요소는 (산도-아기가 나오는 길, 산모, 태아)입니다
제가 아는 선생님은 지금도 15년 전에 받은 아이의 부모한테서
전화가 온다고 합니다. 그 내용은
'아이가 공부를 잘 못하는데 그때 무언가 잘못해서 그런게 아니냐는...'

어쨌든 이상없이 계속 진행하는 산모는 자궁경부가 충분히 열리면
(보통 10cm이상)
분만장으로 가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정말 아수라장이 됩니다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산모
산모에게 진정하라고 소리지르는 간호사들과
조금더 참으라고 하는 의사들...
그래서 자세가 잡히면
아기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아기의 머리가 한 3cm정도 보이기 시작하면
episiotomy(회음절개)를 시행합니다.
이것이 무엇이냐면
아기가 더욱 잘 나오게 하고 다른데 외상이 없게 하려고 시행하는
것으로 그냥 질 입구에 가위를 넣고 오른쪽 하방으로
피부와 근육을 자르는 것으로 보통 마취없이 시행하게 됩니다.
왜 마취없이 시행할까요? -> 오늘의 문제

그리고 episiotomy를 시행하면 그때부터는 아기가 거의
그냥 나오게 되죠
아이가 나오면 바로 탯줄을 잡고 가위로 끊은후
태반을 적출하고 episiotomy site를 봉합하면서 분만이 끝나게 됩니다
정말 분만을 하는 동안 의사와 분만대는 피범벅이 됩니다.
보통 정상 분만에서 산모의 출혈량은 500cc정도
제왕절개한 산모는 1000cc정도 출혈하게 됩니다.
그래도 괜찮은 이유는 임신시에는 blood자체가 약 1500cc정도
증가하기 때문이죠

분만을 보면서 절실하게 느낀것은
애를 낳으면 안되겠다 라는 것입니다.

이승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