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선택

산부인과 2탄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있는 병원이 산부인과가 바쁜 관계로
보고 쓸 것도 많네요

언젠가 과장님이 초음파를 보다가 28주 된 애기의
입이 벌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조사결과 태아의 입에 이상한 주머니 같은 것이
존재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래서 입도 다물어 지지 않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 과장님은 부모에게 설명을 하고 아기를 더 지켜볼 것을
추천했지만
부모들은 아기를 유산시켜야 된다고 난리였습니다.
만약 아기가 태어난다 해도 입이 막혀서 숨을 못쉬는데
기관 삽관을 해서 살릴 수 있겠느냐
그렇게 해서 죽으면 책임질 수 있느냐
만약에 입 만이 아닌 다른데도 기형이 있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등
결국 과장님은 부모의 뜻대로 태아를 유산시키게 되었고
나중에 부검 결과 아기는 입이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또 다른 산모는 태아가 38주로 거의 분만이 가까워 오는 가운데
초음파 상에 그때까지 발견되지 않던 이상이 발견되었습니다.
그것은 태아의 대뇌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과장님은 아무래도 낳아도 살기 힘들것 같다고 계속 이야기를
했으나 부모들은 (이미 아이가 아들1,딸2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태아를 살릴 수 없겠냐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기를 낳아서 상태를 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아이를 낳았는데
대뇌만 없는 것이니 숨은 쉬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 이후로는 어떻게 됐는지 얼핏 들은 바로는
아기가 죽을 때까지 집에서 본다고 집으로
데려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연 두 부모중 어느 부모의 선택이 옳다고 생각하십니까?
인간적으로는 두번째의 부모의 선택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지식을 갖추게 된 저로써는
자꾸 첫번째 부모가 현명한 것이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을
막을 수가 없네요

이승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