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환자를 거부하면 안된다 - 정신과 폐쇄병동에서

오랜만의 칼럼입니다.
제목처럼 정신과 병동에서 있으면서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찾느니라 근 한달 넘게 고민했었습니다. ㅡㅡ;;

요 한달간 정신과 병동에 있었습니다.
병동에 있으면서 하는 것은 환자와 이야기 하고 놀아주는것
단지 그것뿐입니다만 그것들도 갇혀사는 환자들에게는
참 커다란 위안이였던것 같습니다.
정신과 병동의 분위기는 생각과는 달리
평온한 편입니다.
시끄럽게 하는 환자들도 있지만 보통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이죠
사람들은 다들 마음이 여린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정신적인 고통이 왔을때 그것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람이 소위 "돌아버리는"거 라고 생각하니까요
제가 중점적으로 지켜본 즉 발표를 맡은 환자는
43세의 택시기사였습니다.
부인이 바람이 나서 빚을 지고 도망가자
그 돈을 갚고 지금은 고3, 중3이 된 두 딸을 키운
성실한 사람이지만
부인의 일로 인하여 조울증에 걸려서 여태까지 5번째 입원한 사람이지요
정말 사람은 성실하고 욕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다만 몹쓸 병에 걸렸었죠
그러나 정신과 환자들을 정말 거부하고 싶어질때가 생기게 됩니다
조울증에 걸린 사람들 중에서 성격이 안좋은 우울상태의 환자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
마지막으로 인격장애가 있는 환자중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환자입니다.(인격장애 관련 글은 예전에 자게에 썼으니 한번 찾아보시길)
저 세부류의 환자들은 정말 저를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처음 우울증 환자중에 personality가 않좋은 사람은 이렇습니다.
기분이 좋을때에는 선생님 하면서 저에게 와서 이야기를 하지요
그리고 갑자기 depress가 되면서 울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회진시간에 교수님한테 이렇게 말하지요
"저 선생님이 어제 말하기 싫은데 말시켜서 울었다고"
어떤 환자는 personality가 존경을 매우 원하는 환자인데
처음에 이야기를 들어주면 매우 좋아합니다.
똑같은 이야기를 5일동안 듣고 나면 지겨워지는 것은 인지상정
그래서 한동안 다른사람이랑 이야기를 했더니 한다는 말이
"다음에 보면 욕하겠네." 이러고 지나갑니다.
매우 난감하죠

두번째,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
역시 같은 말을 반복합니다.
아침 회진에 교수님한테 매일 같은 말을 하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아우 수고하십니다. 전에는 내가 이 방에서 나이가 제일 많았는데
이제는 옆에 나보다 6살 많은 분이 들어왔어"
2주일때 듣고 나서 이전에 정신과를 돈 사람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그 조 때는 내내 한 말이
"내가 이 방에서 나이가 제일 많아" 였답니다.
더욱더 중요한 사실은 말을 알아들을수가 없다는 것이죠.

마지막, 모든 인격장애의 꽃 경계성 인격장애 환자입니다.
이 사람은 우선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을시
해소하는 방법인 방어기제가 매우 미숙합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오면 남의 탓으로 돌려버리지요
앞의 우울상태의 환자와 매우 비슷합니다.
또한 자살시도 등으로 남을 조종하려 하지요
실제로 제가 병동에 있을때에
자기가 듣던 워크맨의 이어폰 줄로 목을 감는 자살시도를 했었습니다.
그후 왜 그랬냐고 물어보면
"제가 죽긴 왜죽어요" 이런 식으로 남을 협박하고
충동성이 강하고 자신의 욕구가 좌절되면 거의 상상을
초월하는 상태가 됩니다.
공격적이 될 수도 있고 기분을 종잡을수가 없어서
계속 기분이 변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 지어내며 거짓말을 하고
남을 계속 험담하는 등 같이 말하기가 정말 싫어지지요

이런 환자들과 있을때 가장 생각나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의사는 환자를 거부하면 안된다 이지요
하지만 아직 제가 의사가 덜 된탓인지 아니면
평범한 사람이라 그런지
이런 환자들과 있는 것은 매우 힘들었습니다.

이승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