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화가 반고흐@서울시립미술관

지난 유럽여행때 암스테르담에서 반 고흐 미술관을 갔다온 나로서는 반 고흐의 작품에 대하여 호의적이지도 않으면서 다시 반고흐 작품을 봐야 하나라는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작품들을 반 고흐 미술관에서만 가져오는 것도 아니고, 인지하지 못했던 5년마다 생기는 공휴일을 어찌 보낼까라는 고민을 먼저 해결해야 했으므로 기꺼이 서울시립미술관을 방문했다.

빼먹지 않은 내 사진
관람이 끝나는 부분에 위치해 있는 숍, 거기에서 다들 찍길래...

난 반 고흐의 거칠고 꾸물꾸물 거리는 붓터치를 보면 기분이 우울해지며 구역질이 나곤 하는데( 물론, 이제는 많이 익숙해져 있지만 ), 아이러니하게도 초기 작품에서 그 반 고흐 특유의 붓터치가 나타나지 않으니 참 심심하고 평범해서 그것이 더 참을 수가 없다.

전시장에 들어서면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반 고흐 뮤지엄을 방문했을 때에 느꼈던 급작스러운 체력저하를 다시 느끼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그것이 여행에 지쳐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했지만, 또 다시 느끼게 되는 이 상황에 조금 당혹했다. 반 고흐 뮤지엄에서 온 작품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그때와 유사한 온도와 습도를 하기때문일까라는 생각도 있고, 나만이 느끼는 반 고흐 작품에 대한 거부감이 야기하는 심리적인 상태에 대한 육체적 반영인가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이번 전시회를 통하여 난 반 고흐 작품들에 대한 거부감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음을 느꼈고, 어쩌면 이제는 그의 거칠고 꾸물거리는 붓터치에 진정으로 끌리시작하고 있다는 징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실제로 이번에 전시된 작품 중 가장 이러한 붓터치가 강조된 작품 중 하나인 "사이프러스와 별이 있는 길"에 가장 큰 감흥을 받았다.

빼먹지 않은 내 사진

관람이 끝나는 부분에 위치해 있는 숍, 거기에서 다들 찍길래...

새로 등장한 오디오 가이드

도슨트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시간대가 아니어서 아쉬움을 간직하고 들어 왔으나 이제 시립미술관에서도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었다. 유럽에서 미술관들을 관람할 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이 오디오 가이드였고, 한국어 버전이 없어서 아쉬웠던 것이 또한 오디오 가이드였다.

2,000원이라는 대여비용에도 불구하고 대여했다. 이를 이용하지 못하는 외국인들을 보면서 사소한 홈어드밴티지에 우쭐했다.

가만히 살펴보면 USB에 연결할 수 있는 라인이 있는데, 노트북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USB커넥터만 있었다면 내용을 모두 복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복사해도 그다지 소용은 없겠지만...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