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CISA 강의 - 첫째날

고객사에게 공문을 보내면서까지 겨우 얻어낸 오프라인 교육기회, 오늘부터 시작이다. 사실, CISA라는 자격증에 대하여 그다지 많은 정보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사내게시판에 한명 빵꾸났다고 누구 들을 사람 없냐고 해서 신청을 하게 되면서 일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수업 전이나 수업 중 들은 여러 가지 지식을 토대로 결론을 내리자면 CISA는 IT관련직종이 모두 필요로 하는 자격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회계감사에서 조금 벗어난 IT관련 감사라는 조금은 생소한 분야를 다루고 있고, 그것도 미국에서 만들어진 자격증이라 한국 실정과는 차이가 있었다. 오히려 AICPA들이 날로 전산화 되어가는 기업의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하여 만둘어진 자격증에 더 가깝다는, 다시 말하면 회계사들의 영역확대용 자격증이라는 것이다. 주체측인 라이지움에서 풍기는 뉘앙스처럼 이 자격증을 따면 회계법인이나 보안관련 직종으로 진출할 수 있다라는 의미는 아니다.

CISA의 합격률은 60%를 상회한다고 한다. 즉, 이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면 십중팔구 붙어야 한다는 뜻이며 이것은 이 자격증이 난이도에 의한 진입장벽을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단, 1,000달러에 달하는 응시료가 그 진입장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여러 오라클 자격증들이 그랬듯이 돈으로 사는 자격증이라고 볼 수 있다.

감사관련 강의를 한 강사는 결코 만만히 볼 시험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첫강의만 들은 내가 보기에 정보처리기사보다 어려울 것이 없어 보인다. 감사관련 과목이 IT종사자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기출문제로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한 상황에서 그다지 핑계가 될 수 없다. 강의를 적극적으로 들었다면 시험전 일주일 정도만 마음먹고 공부하면 합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사료된다. 과연 이 시험이 합격자의 연봉을 얼마나 올려줄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이미 6월시험은 응시기간이 지나가버렸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니 12월시험도 그다지 응시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6월시험 응시기간도 연장되었다. 연장의 이유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응시자가 예상보다 적어서였을 것이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CISA, 기업에서 요구할까?

8시간의 수업이 끝난 후, 집에 와서 몇몇 리크루팅 사이트를 검색해 보았다. IT감사자격증이라는 본래의 취지와는 좀 다르게 몇몇 사이트에서 보안관련 포지션에 대해서 CISA자격증에 대한 우대조건을 걸어 놓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앞으로의 수업이 보안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해볼 수 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CISA자격증만으로 당락이 좌우되는 구인광고는 찾을 수 없었다. 매우 까다로운 다른 조건을 내걸고 그것을 만족하는 사람들 중에서 CISA자격증 보유자가 있으면 우선 고려되는 정도였다. 즉, CISA자격증은 보안 등에 자신이 관심이 있었고 관심에 상응하는 공부를 해오고 있었다라는 정도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준이다.

추가적으로, 컨설팅으로 빠르게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회계법인 정도가 CISA자격증을 우대해줄 듯 하다.

몇몇 외국취업사이트를 찾아 보았는데, IT업종에서는 CISA에 대한 언급이 되어 있는 구인광고가 많지 않았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AICPA의 영역확장을 위한 도구가 아닐까하는 의구심에 심증이 굳어지는 순간이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