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키우던 테이블야자, 집으로...

드라마에 보면 회사 짤린 사람이 커다란 박스에 회사에서 쓰던 물건을 챙겨서 나오는 장면이 나오곤 한다. 실제로도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런 식으로 나오는 사람들을 보기는 했는데, 난 큰 일을 작은 일로 쪼개서 하기를 선호하는 편이라 짐옮기기도 조금씩 조금씩 나눠서 집으로 가지고 오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염려스러웠던 것이 바로 책상에서 기르던 테이블 야자이다.

금년 4월초에 가산디지털단지역에 연결된 라이온스벨리 B1층에 있던 꽃집에서 샀던 이 녀석이 5개월에 가까운 기간동안 조금씩 조금씩 자라서 나를 기쁘게 했었는데, 오는 도중에 다치면 어쩔까 고민을 했던 것이다. 아무튼, 큰 어려움없이 집으로 가져온 셈이다.

고객사 책상에 있을 때보다 내 방 컴퓨터 위에 얹어 놓으니 훨씬 잘 어울린다. 내가 출국한 이후에 엄마가 물을 잘 줘야 할텐데...

그자저나, 이 테이블야자라는 식물, 난이도가 꽤나 쉽다. 형광등 불빛과 일주일의 두번 물주기, 이것이 끝이라니... 그래도 이렇게 새 줄기가 트는 것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한 번이라도 더 쳐다보게 된다. 정말 나에게 가장 적당한 화분이 아닌가 싶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