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E420 + 팬케잌 렌즈, 휴대성에 대하여

4월초쯤 비슷한 시기에 25mm( 135규격 환산 50mm ) F2.8의 스펙을 자랑하는 일명 팬케잌 렌즈와 함께 출시된 올림푸스의 귀여운 D-SLR 카메라 E420, 팬케잌렌즈의 품귀현상으로 내려올 줄 모르던 가격이 착해진 것은 8월이 되어서였다. 당시 난 9월초에 유럽으로의 출국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4년넘게 사용했던 후지필름 S5500을 유럽에 가져가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었기에 반드시 점찍어둔 이 녀석을 사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8월초 다행이 가격이 60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져서 녀석과 함께 유럽을 다녀올 수 있었다.

원래는 그 당시에 글을 쓰려고 했으나 이것저것 바빴기에 지금에서야 기록해 놓는다. 이미 지나가버린 이슈지만, 올림푸스에서 아직 마이크로 포써드 규격의 카메라를 내놓지 않은 상황이므로 여전히 E420은 세계 최경량 카메라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바라던 D-SLR이었던 것이다. 난 죽어도 육중한 카메라 기계를 가지고 다니면서 카메라의 종이 될 생각이 전혀 없으므로 이제까지 D-SLR의 세계를 거부해왔던 것이었고 가벼운 D-SLR, 즉 항상 휴대할 수 있는 D-SLR이라는 컨셉에 충족하는 이 E420이 나타남으로 인하여 D-SLR세계로의 진입을 적극 고려하게 된 것이다.

팬케잌 렌즈를 끼우고 베터리 등 필수 아이템들을 모두 장착한 E420의 무게는 550g정도 된다. 충분히 휴대할 수 있는 크기이다. 실제로 난 여행을 다니면서 이녀석을 항상 휴대하고 다녔다. 그리고 여행이 아닌 일반적인 이동시에 난 1.7kg짜리 후지쯔 S6410노트북과 팬케잌 렌즈를 장착한 E420, 그리고 소설책 한권, 마지막으로 A4용지 20여장정도의 서류를 휴대한다. 아, 추가적으로 180g정도 되는 전자사전 하나가 있다. 이렇게 되면 가방의 무게가 아마도 3kg내외가 되지 않을까 추측할 수 있다. 물론 여자들이 가지고 다닐 만한 무게는 아니고 남자들도 오랫동안 가지고 다니면 힘들어하는 무게이다.

이것이 내가 초경량 카메라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이유이다. 카메라라는 물건은 항상 휴대하지 않으면 점점 멀어질 수 밖에 없고 결국 장농 속에서 엔티크 가구의 일부가 되어갈 것이다. 조금 더 바란다면 500g이하에서 고배줌이 되는 렌즈를 장착한 D-SLR이 나타났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 그래서 난 올림푸스의 새로운 규격인 마이크로 포써드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함께 온 43mm UV필터
이름있는 브랜드인지는 모르겠지만, 43mm짜리 UV필터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이것도 감지덕지.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