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기욤 뮈소

『구해줘』, 『사랑하기 때문에』, 『완전한 죽음』에 이어서 내가 읽은 네 번째 기욤 뮈소의 소설이다. 이번에도 주인공의 직업은 의사이다. 왜 기욤은 의사를 편애하는 걸까라는 의문을 매번 갔게 되지만 딱히 이 궁금증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던 적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의 가장 핵심적인 소재는 시간 여행인데, 이 시간 여행이라는 것이 꽤나 다루기 힘든 소재 중 하나이지 않은가! 논리적으로 어긋나기게 마련이라 괜히 건드렸다가 욕만 먹는 것이 쉽상이다. 물론 기욤도 완벽하게 시간 여행이라는 가정에 대하여 논리적 무결성을 이룩한 것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소설치곤 봐줄만한 수준을 유지하기는 한다.

사랑하는 여자를 살리기 위하여 시간 여행이라는 위험한 모험을 벌이는 의사라는 꽤나 로맨틱한 주제는 그의 다른 소설과 같이 빠르고 박진감 넘치게 기술되어 영화의 한장면을 본 듯한 느낌이며, 또 다른 포인트인 죽음이라는 소재도 적절하게 버무려 져 있다.

물론, 그의 스타일을 자주 접하면 식상함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할 수 없겠지만, 나로서는 작년 5월에 『사랑하기 때문에』를 읽은 후 꽤나 오래간 만이기에 또 다시 그의 이야기에 빠져 들 수 있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식상함을 느끼지 않고 즐기기 위하여 난 그의 소설을 적어도 6개월이상의 텀을 두고 읽을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