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미래 전쟁의 시작

며칠 전 터미네이터의 네 번째 시리즈인 터미네이터: 미래 전쟁이 시작이 개봉되었다. 원제인 Terminator Salvation에서 꽤나 벗어난 한국 타이틀이다. Salvation이라는 단어는 구원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처음 알게 되었다.

한국에 지난 목요일에 개봉하며 나흘째 상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임에도 벌써부터 실망스럽다는 글이 꽤나 많이 쏟아진다. 나흘째 상영밖에 안되었는데 벌써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나온 것을 보면 확실히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기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한국에도 꽤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래서, 난 기대치를 좀 줄이고 극장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관객들이 이번 세번째 터미네이터 시리즈부터 혹평을 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터미네이터1과 터미네이터2에서 제시한 철학, 즉 인간과 기계의 전쟁이라는 모티브에서 그다지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풀어서 이야기 하자면, 미래에서 온 강력한 적이 자신을 죽이려 하고, 또 과거의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무엇인가를 과거로 보내는 플롯에서 진보하지 못하고 컴퓨터 그래픽으로만 승부하려 한다는 것이 그 비판의 본질이다.

4편에서는 이에 추가적으로 기존 시리즈와의 매끄럽지 않은 연계성이라는 문제에 대해서 지적을 당하고 있는 듯 하다. 시대적 배경이 2018년 인류문명이 거이 멸망하고 일부의 저항군만 남아 있는 시기로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영화의 느낌은 삭막하기 그지 없다. 게다가 이거 어디선가 본 느낌이다싶었는데 생각해보니 레지던트 이블: 인류의 멸망이랑 빼다 박았다. 물론 좀비들을 머신덩어리들이 대체하고 있지만 말이다.

크리스찬 베일( Christian Bale )이 존 코너역을 맡은 것은 꽤나 긍정적이였다. 물론, 지나치게 역할이 존 코너에게 집중되는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샘 워싱턴( Sam Worthington )이 맡은 마커스 라이트도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아마도 터미네이터4의 시대적 배경 변경은 앞으로 터미네이터의 시리즈가 시리즈로서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안정장치 비슷한 것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 또한, 크리스찬 베일의 등장이 속편 가능성을 좀 더 높여 주기도 할 것이다.

두 가지 베일을 벗겨 보면


  1. 그 분이 여전한 근육을 자랑하시며 잠시 등장해 주신다

  2. 카일 리스와 존 코너가 만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