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업그레이드 후 남은 부품

PC를 급작스럽게 바꾸다보니 쓸만한 부품이 몇 가지 남아 버렸다. 그 중에는 그냥 기념으로 간직하기에는 좀 가격이 되는 것들도 좀 있다.

먼저 RAM이다. DDR2의 시대도 가고 DDR3의 시대가 오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난 DDR2는 써보지도 못하고 DDR3로 가버렸다. DDR1이 PC3200으로 400MHz로 동작하는 것에 비하여 지금 구매한 DDR3는 PC12800으로 1600MHz로 동작한다. 시대가 바뀌긴 바뀌었나보다. 그렇다고 4배로 빨라진 것은 아니다. DDR1 PC3200의 타이밍은 CL3인데 비하여 DDR3 PC12800의 타이밍은 CL9이다. 빨라지는 CPU속도와 시스템버스대역폭을 힘겹게 따라가고는 있지만 클럭당 효율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 DDR PC3200 1GB 두 개를 팔면 이번에 구매한 RAM가격의 일부는 상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어디다가 팔아야 할 지 모르겠다. 계속 올라가는 추세를 감안하여 더 기다려야 하나?

이번엔 랜카드이다. 구형 메인보드에는 100Mbps짜리가 달려 있어서 1Gbps용을 따로 구입하여 PCI 슬롯에 끼워 사용했던 것이다. 이것은 그냥 가지고 있다가 유사시에 사용하면 될 것 같기는 하지만, 과연 사용할 일이 있을까 싶다.

이번엔 그래픽 카드이다. 기가바이트에서 출시한 GeForce 6600이라는 제품으로 좀 오래된 그래픽카드임에도 무려 256MB의 그래픽메모리를 가지고 있는 녀석이다. 당시에 사일런트 PC를 만들겠다는 일념하에 쿨링펜이 안달린 제품을 찾으려고 고생고생하여 발견한 녀석으로 나에게는 지금도 충분히 쓸만 하여 사용할 수도 있으나 안타깝게도 AGP슬롯용이라 지금은 내장그래픽기능을 활성화해서 사용하고 있다. 지금 사용하는 내장그래픽 AMD785칩셋과 비교하면 시대를 초월하는 성능을 보여준다.

그래픽카드 시장이 워낙에 빨리 발전하는 상황이라 이건 팔아도 인건비도 안나올 것 같아서 그냥 소장하기로 하였다. AGP-to-PCI-E 컨버터 같은 걸 사면 되려나? 아마도 있다해도 배보다 배꼽이 더 클 듯하다.

마지막으로 싱글코어의 자존심 시더밀 631+ 이다. 당시에 넷버스트 마이크로아키텍처로 만들어졌던 CPU이기에 클럭속도는 지금 사용하는 AMD 레고르 245보다도 빠른 3.0GHz를 자랑한다.

뭐 이것도 그냥 소장하기로 하였다. 한 10년이 지난 후에 이 CPU를 보며 격세지감을 느끼고 있겠지?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