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요 Kairo KIR-SL2S 손난로, 마우스 손목보호대로 사용하다

손목이 꽤나 안좋아 평소에는 마우스를 사용할 때, 손목보호용 젤을 사용한다. 그러나, 겨울이 되니 특히나 이 손목부분이 차가워서 가뜩이나 손발이 찬 나이기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관련 제품을 찾아 보았다.
장갑같은 모양을 하여 USB에 연결하는 제품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우리집 PC의 파워서플리아는 MicroATX 타입이라 여분의 전력이 많지가 않아서 USB타입은 무리가 있었고, 장갑같은 모양이 왠지 마우스질에 걸리적 거릴 것 같았다.
고민끝에 생각해낸 것이 적당한 크기의 손난로 위에 부드럽고 푹신한 헝겁을 놓는 것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였다. 그래서, 손난로를 찾아 봤는데, 참으로 다양한 방식의 손난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흔히들 문구점에서 파는 끓는 물에 데피어 재사용하는 난로부터 시작해서, 연료만 충전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라이터 방식의 손난로도 있었다. 이 라이터 방식의 손난로가 가장 유력하게 들어 왔으나, 방안이 석유냄새로 가득찰 것을 우려하여 포기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선택한 것이 바로 2차전지로 충전하는 방식이 손난로였다.
에네루프 2차전지로 유명한 산요

디지털기기에 최적화 된 알고리즘을 탑재하여 효율성을 높인 산요의 에네루프 리튬이온전지는 꽤나 유명하다. 그래서, 그 브랜드가치를 확장시켜 손난로에 붙여 놓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하며 같은 방식의 다른 손난로들을 배제해 버리고 바로 이 산요 에네루프 손난로를 선택해 버렸다. 그동안 에네루프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의 50%이상 비쌌음에도 망설임조차 없었다.
정확한 명칭은 에네루프 Kairo KIR-SL2S 이다. 이름에서도 이집트이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겠으나, 그렇게 뜨겁지는 않다. 일반 모드와 터보 모드가 있는데, 터보 모드는 그냥 만지면 많이 뜨겁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고 일반 모드는 따스하다는 느낌이 드는 정도이다.
사용시간은 약 세 시간 정도

사용시간은 주위의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매뉴얼에 따르면 일반모드를 기준으로 10도정도에서 100분~180분이라고 나와 있다. 난 집안에서 사용하니 이것보다 좀 더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세 시간정도 사용할 수 있는 것 같다. 연속해서 켜 놓는 것이 아니라 좀 뜨거워지면 껐다가 잠시 후 다시 키고를 반복하니까 가능한 것 같다. 원래의 용도로 실외에서 사용하면 사용시간은 당연히 더 줄어들 것이다.
사용시간을 결정하는 제3의 변수가 있는데, 바로 배터리이다. 제품에는 2,000mA짜리 리튬이온전지 두 개가 딸려 왔는데, 2차전지라는 것이 갈 수록 그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중에는 스펙의 100%성능에서 조금씩 멀어지게 되어 있다. 따라서, 원래 가지고 있는 같은 용량의 에네루프 전지를 사용해 본 결과 새 전지를 넣었을 때보다 짧은 시간밖에 버티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루에 여덟시간 이상을 PC앞에 매달려 있는 나로서는 세 시간은 너무 짧다. 충전지 충전하고 갈아끼우는 데 너무 많은 신경을 쓰게 만드는 것이 최대의 단점이다. 이 손난로 자체에도 충전기능이 있어서 전지 2개를 충전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충전을 하면서는 발열이 되지 않는다. 물론, 충전속도보다 에너지 소모 속도가 더 빠르니 불가피한 사항이지만 만약 충전하면서도 사용할 수 있었더라면 최대의 단점을 그냥 무시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실제 사용은 이렇게

이렇게 손난로를 안경용 헝겊으로 감싸고 그 위에 손목을 올려 놓고 마우스질을 한다. 일주일정도 사용해본 결과 효율성을 위해 헝겊을 벗기고 직접 접촉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신, 너무 딱딱하다는 사실을 한 순간도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고민 중이다.
사실, 이런 식으로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이 손목에게는 좋을 지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괘나 불편했다. 그래서, 아마도 다른 사람에게는 권하기가 힘들 것 같다.
기존에 사용했던 젤

원래는 이 녀석을 사용했다. 한 2년쓰다보니 안에 젤이 조금씩 흘러나와서 이녀석이 자꾸만 날씬해진다. 겨울이 지나가면 새로운 녀석을 하나 들여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