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GDP 3만불시대는 언제?

한국의 일인당 GDP는 2009년 통계치로 $16,450로 38위에 랭크되어 있다. 룩셈부르크가 $94,418로 범접할 수 없는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미국이 $46,443으로 9위 일본이 $39,573으로 16위, 영국이 $35,728로 21위에 랭크되어 있다. 그 밖에 망하기 일보 직전이라는 그리스 조차 $30,305를 기록하고 있다. 수치상으로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는 37국이나 된다. 물론, 소수의 인구를 가진 나라들이 좀 더 유리한 것이 1인당 GDP 통계이지만, 기록은 기록이니까.

그렇지만 2008년 한국의 1인당 GDP순위는 $19,115로 30위를 기록했었다.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인하여 원화 약세 현상이 일어나서, 달러 기준으로 환산되는 GDP에서 불리하게 작용한 탓이 크다. 물론, 2009년에 실질적인 경제규모가 급격히 줄어 든 나라들도 많고, 달러의 강세에 따라 많은 나라들이 한국과 같이 환율에 의해서 환산된 1인당 GDP가 감소한 나라가 많다.

이러한 과거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1,100원대에서 유지되고 4.5%의 GDP성장률을 이룩할 2010년에 아마도 한국은 다시 1인당 GDP 2만불시대로 돌아가거나 2만불에 매우 근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록셈부르크와 비교하면 부국이라고 하기도 참 민망하지만, 쉽지 않았던 한국이라는 나라의 역사에 비추어 보면 우리가 이룩한 2만불이라는 수치는 참으로 대견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3만불은? 그리고 4만불은? 우리는 언제 1인당 GDP 3만불시대에 살 수 있는 것일까?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인간의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지만, 귀납적인 접근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약간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미래 한국의 GDP를 예상해 보았다. 물론, 이 예상이 틀린다고 뭐라고 할 사람도 없으니, 그냥 편하게 생각하고 보면 된다.

2018년 3만불

위 표는 몇 가지 데이터를 이용하여, 미래 한국의 1인당 GDP를 예측해 본 것이다. 물론, 몇 가지 가정이 필요하다.

  1. 한국의 GDP성장률은 2010년이후 매년 0.1%씩 감소한다

  2. 환율은 1$당 1,000원 수준을 유지한다

  3. 통일이 되지 않는다

  4. 한반도 내에서 전쟁이 나지 않는다

위 가정에 의하여 도출된 결과, 한국은 2018년에 드디어 3만불시대를 맞이하게 되고, 2027년에는 마침내 4만불시대의 서막을 열게 된다. 생각보다는 가까운 미래이지 않는가! 4만불시대는 그렇다고 쳐도 9년후면 3만불시대에 도달하다니! 4만불이면 2009년의 일본조차 앞서는 것이며 일본의 성장률이 극도로 지지 부진함을 고려하면 어쩌면 우리가 늘 경제대국이라 시셈했던 일본마저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렇다. 말그대로 예측일 뿐이고, 저 가정한 사항들이 다 유지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GDP성장률이 0.1%이상의 감소를 보일 가능성도 적지 않고, 또다시 국제 정세에 의해 환율이 요동칠 수도 있으며, 북한과 그들의 리더 김정일의 상황을 보면 우리가 준비할 시간도 없이 통일이 되어 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한국은 이제까지 엄청난 위기들을 잘도 극복해 왔지 않은가! 저 예측대로 아무 무리없이 9년후 저절로 3만불시대를 맞이 할 수는 없더라도, 시련을 겪으며 결국에는 비슷한 시기에 3만불을 찍을 것이다. 상상을 해보니 단편적으로는 기분이 매우 좋다. 한국이 3만불이라니! 벌써 부국의 국민이 된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해본다. 3만불시대를 맞이 하였을 때, 그 3만불의 결실은 과연 나에게 돌아올 것인가! 2만불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적어도 중산층의 삶을 추구한다면 4인가족 기준으로 가구합산 소득이 8만불 수준이어야 한다. 당신의 가족은 년간 9천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가! 더 나아가 3만불시대에 당신과 당신의 배우자는 1억2천만원의 소득을 올릴 자신이 있는가! 그래서 중산층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난 한국에서 평균이하의 삶을 살게 될까 조금은 두렵다.

또한, 출산과 관련하여 조금은 슬픈 숫자놀이도 도출해볼 수 있다. 조금 보수적인 수치를 사용하여, 2018년 만약 당신과 당신의 배우자가 맞벌이를 하여 6천만원의 소득을 올린다면 3만불시대의 중산층이다. 그런데, 아이가 하나 생긴다면 바로 서민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 맞벌이 6천만원 부부에게 있어서, 아이를 하나 갖는냐 아이없이 사느냐의 선택은 중산층의 삶을 누리느냐 서민의 찌든 삶을 사느냐의 선택이기도 하다. 힘겹게 서민의 삶을 살아가며 아이가 자라서 연봉 3천만원을 받게 되면 다시 중산층이 될 것 같지만, 그 때 한국은 4만불의 시대를 맞이한다. 즉, 한국의 발전속도를 당신이 따라갈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