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에서 피카소까지 @한가람미술관

작년 5월즈음 해서 클림트전을 보러간 이후 약 10개월만에 다시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을 찾게 되었다. "모네에서 피카소까지" 전시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아서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사실, 런던에서 Manet to Picasso라는 비슷한 류의 전시를 보았기 때문에 비슷할 것이라는 막연한 사실때문에 안보려고 했다가 인상주의풍을 워낙에 좋아하는지라 본 거 한 번 더 보면 어떠하리라는 생각이 들어 방문했던 것인데, 작품들은 많이 다른 것들이었다.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이었던 것이다.

규모는 비교적 소박했지만, 몇몇 작품들때문에 돈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었다. 한마디로 평하자면 "인상주의, 자연주의, 야수주의, 입체주의가 짬뽕된 좀 밋밋한 전시였다."정도의 평을 해줄 수 있겠다. 여러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이런 특별전의 경우에는 한 화가의 작품 갯수는 한정적일 수 밖에 없기에 그 화가의 특징을 살펴보기에는 적합한 전시는 아니다. 반면에 여러 화가들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한 화가의 작품들만 모아 놓은 전시회를 선호하는 편이다.

좋았던 것을 몇 가지 꼽으라면, 첫째로 실제로는 보지 못했던 몇몇 르누아르 작품들을 새롭게 접했다는 사실이다. 런던 내셔널 겔러리, 프랑스 루브르 뮤지엄, 오르셰 미술관을 두루두루 둘러보며 많은 르누아르 그림을 보아 왔지만,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은 그 외의 것이었던 것이다. 책으로만 보았던 몇 몇 그림들을 직접 보게 된 좋은 기회였다. 또한, 자연주의 화가 중에 좋아했던 코로의 몇몇 작품들도 볼 수 있게 되었다. 코로가 그려난 숲 속의 풍경은 너무나 환상적이고 몽환적이어서 그가 만든 숲 속에서 쉬고 있으면 어딘가에서 엘프가 나올 것만 같다.

미국의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들도 적지 않은 수가 전시되었는데, 꽤나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인상주의는 곧 파리라는 고정관념이 박혀 버린 탓일까? 파리의 거리가 아니라 시카고의 거리를 인상주의 화풍으로 그려낸 작품들이 꽤나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미국 작품에 대한 이러한 거리감은 아마도 영국 화가들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 성향의 연장선상에서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피카소를 비롯한 몇몇 큐비즘 작품들도 전시되었는데, 그 수가 많지 않아 역시 전시 제목에 피카소를 집어 넣기 위한 억지스럽게 끼워 넣었다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포비즘의 마티스까지는 그럭저럭 뭘 그렸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큐비즘부터는 아마추어로서 참 난해하기 그지없다는 투정을 안부릴 수가 없다.

정성스레 만들어 놓은 포토존

관람객들이 관람 후, 또는 관람 전에 추억을 남기기 위해서 사진을 찍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는데, 이러한 관람객들에게 좀 더 괜찮은 장소를 제공하고 있었다. 나도 사진찍고 있던 한 무리에게 르누아르 작품 옆에서 내 추억을 부탁했다.

보통 오르셰나 루브르에서는 플래쉬를 터트리지 않는다면 사진찍는 것을 막지는 않는데( 모나리자는 예외 ), 한국의 이런 전시회에서는 결코 사진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좀 아쉽다. 진짜 사진 옆에서 사진을 남기고 싶지만, 항상 이런 프린팅 앞에서 포즈를 취해야 한다.

참고로, 현장에서 티켓을 살 때, 국민카드로 결제하면 2,000원 할인해준다.

야외에 광고하고 있는 두 전시회

루오전도 가보고 싶다. 역시 28일날 마감이라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