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의 연금술사 루오전 @한가람미술관

조르주 루오( Jeorges Rouault )는 종교적 색채가 강하기로 유명한 화가이다. 오디오 가이드에서 들은 정보에 의하면 그렇단다. 사실, 난 이 화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상태에서, 이번 전시회 프로모션 사이트만 살짝 훓어보고 입장을 했던 것이다.

생각보다 관람객들이 많았다. 1층에서 "모네에서 피카소까지"를 전시하고 있었고, 3층에서 루오전을 전시했는데, 이미 이 전시회를 본 나는 지하에서 부터 늘어져 있는 관람객들을 보면서 피식하며 3층으로 올라 왔는데, 1층 전시회보다 줄이 길지는 않았지만, 줄을 서야 한다는 사실에 당혹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스터디 끝나고 간 것이라 마감시간인 8시까지 두시간도 채 남지 않았는데, 혹시 못 보는 것이 아닌가할 정도였다. 다만, 안내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10분안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하여 안심을 하였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그래도, 생각보다 촉박해진 관람시간때문에 마음이 조금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역시 오디오 가이드에 의하면, 이번 전시회에는 루오의 미공개 작품들도 상당부분 함께 전시되었기 때문에 종교적인 색채 이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란다. 실제로 모든 작품이 종교적인 색채를 띤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적인 작품들에 대한 나의 거부감은 결코 반감되지 않았다. 게다가 현대미술로 분류되는 그의 화풍은 그림에 대한 몰입감을 방해하기에 충분했다. 아마추어에게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 않는가!

보이는 그대로 그의 화풍을 표현하자면, 거칠디 거칠은 붓터치와 원색, 특히나 빨강을 과다하게 사용한 것은 마티스의 그림을 연상케 하며, 조금은 괴기스럽고 전반적으로 어두워 보이는 느낌은 샤갈의 그림을 섞어 놓은 듯하다. 하지만, 이렇게 거칠다 못해 종이에다가 물감 떡칠을 해놓은 듯한 그림을 계속 보고 있지면, 마치 화장을 떡칠한 여자의 얼굴을 보는 듯한 상상을 하게되어 꽤나 불쾌했다.

전반적으로 그의 작품을 대하는 나의 느낌은 한마디로 매우 "불편함을 느꼈다"이다. 위에서 나열한 여러 가지 불편함과 그림에 대한 몰입이 힘든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하여, 마치 어렷을 적 엄마손에 이끌려 백화점 여성복 코너를 돌 때 느꼈던 갑갑하고 지루함을 떠오르게 하였다.

항상 파리여행에서 현대미술에 관심이 없다는 이유로 그냥 지나쳤던 풍피두 센터가 마냥 아쉬웠고, 그래서 이번 전시회에서 그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보고자 했었으나, 도리어 현대미술에 대한 거부감만 확인했을 뿐이다. 비전공자가 현대미술을 편안하게 감상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매우 상세한 설명을 담고 있었던 오디오 가이드

모양은 꽤나 투박스럽고 종종 이어폰과의 접촉 불량으로 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곤 하였으나, 매우 상세한 설명을 담고 있어서, 조르주 루오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무하다시피한 나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만, 때때로 그 설명시간이 지나치게 길어, 이제는 고만 좀 설명하고 다음 그림으로 넘어가고 싶을 때가 많았다.

과유불급이라 하지 않던가!

루오에게 보내는 편지?

전시를 다 보고 나오는 길에 있던 의자에 앉아 혹사했던 다리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있었는데, 앞에 보니 포스트잇을 붙이는 란이 보였다. 루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다소 시적인 제목으로 게시판의 용도를 제안하고 있었는데, 벌써 많은 포스트잇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관람객들이 생각보다 할 말이 많은 모양이다.

아무튼, 전시 외적인 관람객들과의 소통을 위한 이런 이벤트는 칭찬해줄만 하다.

언론이 본 루오전

이렇게 많은 언론을 통하여 홍보를 하였건만, 난 한번도 관련 기사를 본 적이 없었다. 이 전시회를 알게 된 것은 "모네에서 피카소까지" 전시회 관람차 예술의 전당에 왔다가 본 벽면 대형 광고덕이었다.

역시 남겨온 내 사진

Friend 등급 이상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