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Book 3 무라카미 하루키

내가 『1Q84』 book1과 book2를 읽은 것은 금년 초였다. book2를 읽고 나서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이 잘려나간 듯한 결말때문에 book3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로 꽤나 간절히 book3를 기다려 왔고, 『1Q84』의 출판사인 문학동네에서 신경숙 작품과의 카니발라이징을 피하기 위해서 출간 시기를 고의적으로 늦춘다는 루머를 들었을 때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리고, 7월초 예약구매를 했고, 첫판 발행날짜와 정확히 일치한 7월 28일에 집에 책이 도착했다. 이미 읽고 있던 책을 황급히 다 읽어버리고, 어제부터 시작하여 이틀에 걸쳐 book1과 book2에서 의문점으로 남겨 두었던 많은 결론을 읽을 수 있었다.

book1과 book2에서는 덴고와 아오마메의 시선으로 번갈아가며 씌여 졌는데, book3에서는 여기에 우시카와의 시선이 덧붙여 진다. 처음에는 우시카와가 누구였더라하고 생각을 떠올리다가 한 몇 초가 흐른 다음에서야, 그 못생긴 우시카와? 하고 혼자 놀라움을 표시했다. 물론, 그 놀라움이라는 것은 우시카와가 그렇게 중요한 인물이었던 것인가라는 바로 그 놀라움이었다. 사실, book1, book2에서의 우시카와는 그저 악당의 꼬봉역할을 하는 단역수준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런데, book3에서는 무려, 주인공인 덴고와 아오마메와 동급으로서 등장하고 있다니...

지난 이야기에서 궁금했던 이야기들 중 상당부분은 궁금증이 해소가 되었다. 아오마메가 입안에 권총을 물로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까지 묘사해 놓았던 지난 이야기에서 난 그녀의 자살로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물론, 아오마메는 여전히 살아 있다. 편집장인 고마쓰도 다시 나타난다. 에비스노 선생의 행방은 자세하게 서설하지는 않지만 무사하다. 반면에 여전히 궁금증으로 남아 있는 것들도 있는데, 덴고의 유부녀 여자친구가 어떻게 "상실"되어 버렸는지는 여전히 알려주지 않고 있으며, 후카에리가 마더인지 도터인지도 알려주지 않는다. 다만,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만 말한다. 동감이다. 그리고, 덴고의 생물학적 부모는 당시엔 궁금했었는데, 막상 book3를 읽고 있는 중에는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는데, 간접적이지만 간결하고도 넌지시 언급을 한다.

그런데, 행방이 묘연해졌던 이들이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역할은 매우 한정적이다. 지난 이야기에서 덴고의 주변에 고마쓰, 후카에리가 있고, 아오마메의 주변에 노부인과 다마루가 있었다면, 고마쓰와 후카에리는 비중이라는 측면에 있어서 사실상 "상실"되어 버리는 수준이고, 아오마메 주변에도 사실상 다마루만이 남는다. 그리고, "상실"되어 버린 사람들의 공백을 바로 우시카와가 메우고 있는 것이다.

하루키의 입장에서는 누군가 리틀피플쪽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끌어갈 캐릭터가 필요했을 것이다. 지난 이야기에서는 에비스노 선생과 후카에리가 그 역할을 분담하여 해 주었으나, book3에서는 본젹적으로 아오마메와 그 반대편의 대결구도가 되기 때문에 좀 더 리틀피플쪽의 입장을 대변해줄 수 있으면서도 그들과는 거리가 있는 캐릭터로서 우시카와가 매우 자연스럽긴 하다. 그러나, 리틀피플측의 입장에서 덴고의 존재가 중요치 않게 된 만큼이나, 우시카와는 이제 오히려 덴고보다 더 핵심적인 존재가 되어 버렸고, 난 이것이 꽤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단 한가지 마음에 들었던 것이 있다면, 우시카와가 지난 이야기에서 했던 "일정 나이를 넘으면 인생이란 무언가를 잃어가는 과정의 연속에 지나지 않아요."라는 말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 정도?

좀 더 노골적으로 불만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내가 『1Q84』 book1과 book2를 읽으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것은 독자에게 궁금증을 갖게 하고, 그 궁금증을 풀어줌과 동시에 또 다른 궁금증을 갖게 만드는 하루키의 능력때문이었다. 그리고, book2의 상실되어 버린 듯한 결말은 또 다시 많은 궁금증을 낳았기에 book3의 출간을 기다려 왔던 것이다. 그러나, book3는 지난 이야기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는 측면에서는 훌륭히 그 역할을 수행하지만, 또 다른 궁금증을 유발하려는 의도는 담겨 있지 않다. 물론, 난 아오마메와 덴고가 1Q84년으로부터의 탈출이 성공한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달이 몇 개인지 쳐다보는 순간까지도 그들의 탈출이 리틀피플에 의해서 저지되는 것이 아닌가, 아니면, 그들이 간절히 바랬던 그 탈출로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하는 조바심을 갖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조바심은 명백히 호기심과는 다른 차원의 즐거움이다.

난 왜 리틀피플이 좀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과 함께 다마루에 비해서 "스킨헤드"와 "포니테일"이 너무나 무력했던 것이 결말을 너무나 진부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book3 또한 훌륭한 『1Q84』의 파편들 중 하나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오랜 기다림이 너무나 큰 기대를 만들었고, book3는 그 거대한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냥 설거지를 깔끔하게 마쳤다라는 기분정도만 들 뿐이다. 난 아오마메와 덴고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지는 않았던 것일까?

사은품으로 온 1Q84 달력
2011년 달력이지만 금년 8월부터 12월까지도 포함되어 있다. 1월 12일이 무라카미 하루키 생일이란다. 풋! 평소같으면 너무 작아서 안쓸 테지만, 요즘 책상이 유난히 비좁아 보여서, 한 번 사용을 해볼까 고려하고 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