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마법사들』 잭 슈웨거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것은 그 자체로 두려움이다. 어려움이 닥칠 때 누군가에게 의지하기 힘들고, 실패했을 경우 더 많은 비난에 둘러 쌓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릅쓰며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다.

수많은 전업투자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업투자자라는 길은 그다지 평범하지 않은 길이다. 즉, 위에서 언급한 남들과 다른 길에 속한다. 전업투자자인 나 또한 다른 길을 걸음으로서 겪게되는 본질적인 두려움이 있다. 친구들이 무난하게 평탄한 직장에 다니는 것과 비교되기도 하고, 적자를 기록한 기간에는 그들이 더욱 부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저자인 잭 슈웨거가 주식시장이나 상품시장 등에서 이미 성공한 여러 명의 선구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그 인터뷰한 내용을 엮어서 만든 책인 『시장의 마법사들』은 나의 이러한 본질적인 두려움을 줄여줄 수 있는 책이었다. 어려운 길이고 불확실성에 의한 희생양이 될 수도 있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탐욕을 통제할 수 있다면 분명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는 확신을 갖게 만드는 책이라는 뜻이다. 이것은 비슷한 유형의 책인 『추세추종전략』을 읽었을 때보다 좀 더 강렬한 느낌이었고, 성공과 실패의 양극단에 동시에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제시 리버모어의 이야기인 『어느 주식 투자자의 회상』을 읽고 느꼈던 당혹감과는 정반대의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책의 구성을 보자면, 시장에 따라 분류를 하였는데, 1부에는 선물 및 외환시장을 묶어 이곳에서 성과를 보였던 마이클 마커스, 브루스 코브네, 리차드 데니스, 폴 튜더 존스, 게리 빌펠트, 에드 세이코타, 래리 하이트가 등장하며, 이 중에서 워낙에 유명한 에드 사이코타의 이야기는 이미 『추세추종전략』때도 읽었기에 매우 익숙했다.

2부에서는 마이클 스타인하트, 윌리엄 오닐, 데이빗 라이언, 마티 슈와츠가 등장하며 이들은 주식시장에서 재능을 보였던 트레이더였다. 또한, 다양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제임스 로저스 주니어와 마크 와인스타인이 등장하는데, 제임스 로저스 주니어는 자신이 트레이더에 속하는 것 자체를 좀 부담스럽게 느끼는 듯 했다. 아마도 자신은 투자자의 범주에 한정되고 싶은 듯했다. 또한, 마크 와인스타인은 데이트레이딩에 대하여 여러 가지 지식을 나눠주고 있는데, 현재 데이트레이딩에 집중하고 있는 나에게는 꽤나 힘이 되는 인터뷰였다. 앞서 언급했던 대부분의 트레이더들이 데이트레이딩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거나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마크 와인스타인과 나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그는 99%에 달하는 성공율을 보인다는 것이다.

4부에서는 거래소 안의 마법사들이라는 이름으로 브라이언 겔버, 톰 볼드윈, 토니 실리바가 등장하며, 특히나 톰 볼드윈은 스켈퍼이기에 흥미있게 읽어 보았다. 스켈핑으로도 살아 남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매우 신기할 따름이었다. 토니 실리버 또한 주변인들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레버리지로 자금관리에 소홀함이 없었다는 점에서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었다.

5부는 심리학 박사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흔히 심법이라고 불리우는 마인드 컨트롤에 대한 설명이 기술되어 있다.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트레이더들이 기술적인 분석을 사용하여, 기본적 분석의 대가라고 칭할 수 있는 워렌 버핏같은 투자자가 없다라며 기술적인 분석을 결코 성공할 수 없는 방식이라고 매도하는 사람들에 의하여 의기소침해진 트레이더가 있다면 분명 이 책이 위에 열거된 수많은 트레이더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희망을 갖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장담할 수 있다. 그들은 당신과 똑같은 치명적인 실패를 겪으며 좌절했고, 그 좌절을 극복하고 훌륭한 트레이더가 되었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당신에게 "어떻게 매매할 것인가"를 알려주지는 않지만, "어디로 가고 있는가"정도는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