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VAT를 20%로 올리다

영국정부는 부족한 국가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VAT( Value Added Tax )를 기존의 17.5%에서 20%로 인상하였는데, 영국시각으로 1월 3일부터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10%인 국내 상황과 비교하면 정말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단순하게 트위터에 남기려고 하다가 OECD국가들에 대한 조사를 해보니, 20%이상인 나라들도 수두룩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체적으로 개인소득세율이 높은 나라는 VAT 세율도 높은 경향이 있는데, 따라서 유럽 국가들의 VAT 세율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그중에서도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을 필두로한 북유럽 국가들의 VAT는 25%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중 지난해 금융위기로 무너진 아이슬란드가 25.5%로 가장 높다.

위 표에는 누락되어 있지만 미국은 사실상 VAT의 의미가 희미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1%에서 7%사이의 차별적인 세율을 두고 있는데, 대부분 1%인듯 하다. 아마도 국내에 도입되어 있는 특별소비세의 개념은 여기서 가져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VAT가 오른다는 영국 일간지들의 기사에는 이베이에서 전자제품 사와야겠다는 댓글을 볼 수가 있다. 영국인들은 자국의 살인적인 VAT를 피하기 위하여 미국 이베이를 이용하는 듯 보인다. 조금 비싼 물건들은 배송료를 감안하더라도 훨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제외한 OECD국가들 중 가장 세율이 낮은 국가는 일본과 캐나다이다. 두 국가 모두 다른 이유때문이지만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나라이다 보니 세율이 낮은 것 같다.

내 입장에서는 효용을 누린 최종 소비자가 그에 대한 세금을 납부한다는 부가세에 대한 개념 자체도 받아들이기가 힘들기 때문에 10%에 달하는 세율도 못마땅한데, 20%를 넘나드는 세율을 견디는 유럽의 국민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참 궁금하다. 1,000원어치의 효용을 누리기 위해서는 200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사실, 생각해보면 참 어이가 없다.

만약 한국에서 VAT 세율을 20%로 올리면 어떤 일이 생길까? 아마도 지하경제가 발달하여 정작 걷어들인 세금의 총량은 더 줄어들 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VAT 탈루는 꽤나 만연해 있지 않은가!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