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이도 아넷사 마일드 선스크린 사용 후기

선크림은 유통기간에 꽤나 민감한 편에 속한다. 여러 가지 주장이 있지만 개봉 후 6개월이 가장 신빙성이 있다고 느껴져서, 이 기간을 지키려고 뚜겅에다가 개봉날짜까지 적어 두었건만 눌러도 안나오길래 날짜를 보니 "29 Mar `10"이라고 적혀 있다. 헐...

내가 몇 년째 써왔던 선크림은 시세이도 아넷사 마일드 선스크린( Shiseido Anessa Mild Sunscreen EX)인데, 황급히 주문을 하려니 구제품이 사라져 극소수의 업체에서만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신상품으로 변경되었다는 것을 직감하고 시세이도 코리아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워낙에 선크림으로 유명한 시세이도인지라 선크림 종류도 다양해서 본의아니게 공부를 해야 했다. 새로 나온 지는 꽤 되었지만, 내가 그 이후로 오랫동안 구제품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제서야 새 제품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구제품과 신제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수분함유라고 할 수 있겠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 것 같은데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점도라고 해야할까? 한마디로 새 제품이 좀 더 묽다. 그래서 흔들어 쓰라고 씌여 있으며 잘 섞이라고 안에 뭔가를 넣어둔 듯하다. 흔들면 딸깍딸깍 소리가 나는 것이 수정액같다. 구제품이 너무 매트해서 바르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아서 이런 형태로 바뀐 듯하다.

색은 기존보다 조금 더 피부색에 가까운데, 더 묽어져서 잘 발라지는 것은 확실하지만, 처음에는 얼마나 발라야 하는 지를 몰라서 당황하기도 하였다. 이것은 예전 구제품을 처음 사용할 때도 겪었던 실수인데, 얼굴만 하얗게 떠보이지 않게 꽤나 많은 노하우를 축적해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신제품은 두 번만에 적응을 할 수 있었다.

스펙이 조금 바뀌었는데, 용량의 경우에는 예전에는 그람(g)으로 표기하여 40g으로 표기한 것에 반해, 신제품은 묽어졌음을 대변하기라도 하려는 듯 밀리리터(mL)로 표기되어 있다. 단위가 달라진 관계로 용량이 줄어든 것인지는 확인할 수가 없다. 선크림의 가장 중요한 항목인 자외선 차단지수, Protect A의 경우 PA+++로 같고, Sun Protection Factor지수는 spf46으로 구제품이 spf43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5분정도 향상되었다. 뭐, 시세이도 선크림이니 스펙은 무조건 신뢰한다. ㅎㅎㅎ

소위 "커버력"이라 불리우는 메이크업 베이스 기능이 있는 제품이라 좀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화장한 것같은 느낌은 안난다. 구제품도 미미했지만 신제품도 구제품과 다를 바가 없다. 물론, 적당량을 발랐을 경우에 한해서다. 그밖에, 안지워지기로 소문난 시세이도 선크림이기에 사은품으로 조그마한 전용 클렌저를 주기는 하는데, 클렌징 오일을 따로 사용하는 관계로 쓸 일은 없을 것 같고, 클오로 잘 지워지는 것은 확인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