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모니터로 EPL과 CL 중계를 동시에 보다

남들은 곤히 자고 있을 새벽 4시 45분, EPL 아스날의 경기와 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공교롭게도 동시간에 중계를 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는데, 물론, 아스날팬으로서 아스날 경기를 보는 것이 당연하지만 맨유의 경기는 챔피언스리그라는 중량감이 더해져 있었기 때문에 두 경기 모두 놓치기 아까운 경기였다.

그냥 맨유와 마르세유의 경기는 포기할까 했다가 문득 내가 모니터를 두 개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두 경기를 동시에 보게 되었다. 메인 모니터에 아스날 경기를 띄워 놓고 왼쪽 보조 모니터에 맨유의 경기를 띄어 놓았으며, 소리는 미련없이 아스날 경기쪽을 켜고 맨유 경기는 음소거해 놓았다. 사실, 그동안 챔피언스리그 경기 중계의 해설을 내가 혐오하는 신문선 해설위원이 맡아 왔기에 음소거에 어떠한 고민도 없었으나 오늘 해설은 서형욱 해설위원이 맡았다. 그래도 아스날 경기쪽의 소리를 음소거할 수는 없으니...

주로 아스날 경기를 시청하면서 Off-the-ball시에 고개를 왼쪽으로 살짝 돌려 맨유경기를 지켜 보는 방식으로 시청을 했는데, 화장실 갈 시간도 아깝도록 효율적이어서 꽤나 만족스럽다. 업무용으로 구비해 놓은 듀얼 모니터를 이런 식으로 이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

플래쉬와 팟플레이어 모두 GPU로 가속을 하여 풀스크린으로 틀어 놓아도 CPU가 잠잠하여 또 한 번 놀랐다. GPU가 고생을 많이 했다.

한 가지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있다. 사진찍을 동안 스킬라치의 헤딩골을 놓쳤다는 것인데, 짜증나는 것은 이것이 결승골이라는 것. 게다가 이 골이 두 경기 통틀어 유일한 골이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