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더 이상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몇 편째인지 세는 것도 힘들 정도로 잊을만 하면 나오고 잊을만 하면 나온다. 이야기는 점점 산으로 가는 분위기지만 딱히 스토리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분노의 질주 시리즈만큼 만족스러운 액션을 보여주는 영화도 드문 편이다. 그리고, 액션이라는 측면에서만 평가하자면 이번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는 결코 실망스럽지 않다.

이미 지난 편에서 종신형을 받은 도미닉을 구하러 가는 장면을 엔딩장면으로 채용했기에 기억을 어렴풋이 더듬는 관객들의 수고로움을 덜어 주려는 듯이 바로 도미닉 탈옥(실제로는 탈버스) 부터 시작한다. 딱히, 기존 시리즈와의 스토리 링킹에 머리를 싸멜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이미 도쿄 드리프트라는 부제로 일본을 배경으로한 시리즈를 만든 적이 있기에 이번 편의 배경이 브라질이라는 것이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로에서 펼쳐지는 레이싱과 액션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 투입되는 제작비가 점점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또한 점점 블록 버스터의 성향을 띄게 된다는 것도 의미한다.

시리즈 내에서 점점 레이싱의 비중이 줄어 들고 있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대신 점점 더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굳이 레이싱이라는 장르에 구속받지 않고 레이싱을 기반으로한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로 진화하고 있음을 받아들일 때가 된 것 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