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세미술관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예빈이의 부정적인 평에도 불구하고, 오르세라는 이름으로부터 풍겨오는 인상주의 작품들에 대한 희미한 기대감이 나를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실망스러움을 피할 수는 없었다.

전시회의 부제로 둘 만큼 거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반 고흐의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은 역시 멋진 작품이었다. 그냥 아마추어가 봐도 인상싶다라는 표현을 서슴치 않을 정도로 특유의 거친 붓터치에서 나오는 강렬함에 어두운 밤과 대조되는 빛나는 별이 강렬함을 더 했다. 확실히, 도록에서 느낄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 외에는 모네의 작품이 상당수 포함되었는데, 보통 모네는 풍경화가로 유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물화가 많이 전시되어 있던 것이 흥미로웠다. 그러나, 역시 모네는 풍경화에 더 소실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인물화에 섞여 있던 풍경화인 "지베르니 근교의 센 강 지류"가 그의 전시작품 중에서 가장 인상싶었다. 그는 강물도 연못처럼 그리는 듯하다.

내가 좋아하는 르누아르의 작품은 유화 중엔 두 점이 왔는데, "소년과 고양이"는 2007년 오르세미술관에 가서도 보지 못했던 그림이었다. 물론, 내가 기억을 못해내는 것일 수도... 르누아르 그림의 특징인 선명하면서도 화려한 눈빛이 그렇게 강조된 작품은 아니었다.

안타깝게도, 이번 오르세미술관전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입장하기 바로 전에 있던 스왈로브스키의 크리스탈 조명들뿐이었다. 전시회가 딱 욕먹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