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

해리포터 시리즈도 이제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다. 오랫동안 함께했던 해리포터 시리즈가 막을 내린다는 것은 팬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다. 그동안 초딩이나 좋아할 영화에 열광한다며 한심하게 생각하는 친구들의 시선을 애써 외면한채 어린 마법사들의 성장을 지켜보며 즐거움을 함께 했던 나였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마지막편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소설로는 이미 출간된지 꽤 오랜시간이 지났고, 이를 영화화함에 있어서 내용의 방대함으로 인하여 두 편으로 나눠 개봉을 했는데, 작년 12월에 1부가 개봉하여 지루하다는 혹평으로 초토화되었고, 이번에 개봉한 것은 그 2부가 되며, 해리포터 시리즈의 진정한 마지막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예전에 쿠엔틴 타란티노감독의 킬 빌이 이런 방식으로 두 편이 나뉘어 개봉된 바 있다.

이미 소설로 출간된 지도 꽤나 지났으니, 갓 개봉한 영화라 할지라도 본 글에서는 상당한 스포일러를 그냥 밷어내도록 하겠다. 내용 노출에 대한 우려가 있는 분들은 영화 감상 후에 본 글을 읽을 것을 권장한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가 지루하다며 혹평으로 매도된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일이었다. 볼드모트에 맞서기 위한 마지막 전쟁이 진행되기 전의 과정이기도 하거니와 이 전쟁에 대한 명분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영화로 만들기에는 다소 난감하게 내용이 풍부한 소설이었다. 1부가 지루했던 이유는 소설의 내용을 지나치게 생략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어쩌면 생략하는 것을 너무 주저해서일 수도 있다. 소설에서는 재미있었던 내용이 영화화 되면서 너무나 스피디하게 진행되어 소설을 읽은 관객조차 어리둥절하게 만들 정도였다.

2부는 다르다. 1부의 지루함을 견딘 관객에게 제대로 스릴과 스펙타클을 선사한다. 1부에서 죽음의 성물 세 개의 이야기에 대하여 관객에게 설명하는 시간이었다면, 2부는 이 죽음의 성물 중에 지팡이를 갖게된 볼드모트와 그의 세력이 해리포터 진영과 본격적인 전쟁을 치르는 과정을 보여줄 차례가 된 것이다. 어디서?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선생님들은 호그와트 마법학교 주변에 방어막을 치고 볼드모트 세력들과의 결전을 준비하고, 해리포터는 그 사이에 볼드모트를 제거하기 위해 호그와트 마법학교 내에 있다는 그의 호크눅스 중 하나를 찾아 제거하려 한다. 사실, 선생님들은 볼드모트 세력들의 상대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단지 시간을 버는 것 뿐이다.

그리고 그 전쟁의 결말은 소설과 그다지 다르지 않게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해리포터와 그의 친구들 그리고 그의 연인 지니 위즐리도 모두 살아 남는다. 그리고, 역시 소설과 같이 그들이 어른이 되어 그들의 아이들을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보내기 위해 킹스크로스 역에서 만나는 것이 마지막 장면이다. 늘 잠바쪼가리만 걸치고 있던 해리미온느가 이 장면에서 우아하게 트렌치코트를 걸치고 등장하는데, 완전 백화점 카탈로그느낌이다. 혹자는 그녀가 점점 "잘생겨"진다고 그녀의 외모를 폄하하지만 어찌 감히... 반면, 마법사의 돌 시절에 그렇게 귀여웠던 지니 위즐리는 좀 안타깝게 성장했다. 물론, 해리포터와 론 위즐리도 마찬가지지만...

이제 성인이된 이 마법사들을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그들에겐 해리포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는 것도 인생의 큰 과제일 듯 싶다.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연극판에서 연기력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엠마 왓슨은 아직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한 듯하다. 연애질 열심히 하고 있는 것같다. ㅋㅋ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