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조직의 경제』 폴 크루그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유명한 폴 크루그만의 저서는 『경제학의 향연』 이후로 두번째 읽는 것인데, 『경제학의 향연』이 일반인들에게도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것에 비하면 이번 『자기 조직의 경제』는 꽤나 난해한 부분이 많았다. 물론, 내가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다뤄진 복잡계 경제학은 경제학도에게도 쉽지 않은 분야라고 한다(...라고 변명하고 싶다).

내용 중에 초점을 맞춘 것은 도시의 형성과정이었다. 책을 구입한 동기도 바로 이것이었는데, 어떻게 도심지가 형성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싶었기 때문이다. 평소 심시티같은 도시 경영 시뮬레이션에도 많은 관심이 있었고, 나의 미숙한 분야인 부동산투자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때문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나의 궁금증이 100% 풀린 것은 아니지만, 고등학교 한국지리 시간에 잠시 다룬 적인 있는 중심지 이론 등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점으로 만족해야 할 것같다. 내가 섣불리 지하철에서 짬나는 시간에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던 것이다. 상권의 형성을 원심력과 구심력으로 표현한 것이 와닿는다.

한가지 더 언급하자면, 미국에서 왜 백인들과 흑인들 동양인들이 각기 그들의 영역에서 살게 되었냐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 인종에 대한 특별한 호불호가 없는 상태에서 나름 규칙성있게 비율을 유지하다가 그 비율이 깨지는 순간이 있고 그러다 보면 결국에는 같은 인종끼리 모여 살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설명하고 있다. 복잡계 경제학인 만큼 이것이 어떤 공식으로 도출되지는 않았고, 내가 정확하게 전달하지는 못하지만, 분명 설득력은 있었다.

아쉬운 것은 서울의 강남지역같이 정부 등에 의해서 인위적으로 생성된 도심의 경우에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 발전을 하게 되는 지가 궁금했는데, 이러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아서 다소 아쉬웠다.

물론, 책이 지리경제학에만 편중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부분이 편중되어 있을 뿐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