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스티그 라르손
작년 12월,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를 읽었고, 지난 1월에 영화가 개봉되어 영화로도 보았다. 책의 내용이 꽤나 충격적이었고 임펙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책에 비하여 많이 아쉽긴 했지만, 난 밀레니엄 시리즈에 이미 중독되어 있었기 때문에 영화가 재미있든 없든 밀레니엄 2부를 읽고 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밀레니엄 2부가 영화로 개봉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3월초였다. 무슨 영화가 이렇게 빨리 만들어 지나 깜짝 놀라며 eBook으로 주문하여 불이나케 읽었지만, 영화 개봉일에 맞추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영화는 제작년도가 2009년이었다. 그랬다. 한국에만 늦게 개봉되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도, 다음주에는 영화도 볼 예정이다.
밀레니엄의 두번째 시리즈의 제목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이다. 1부가 미카엘 브롬크비스트와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제3자들의 사건을 파혜치는 것이라면, 2부인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에서는 리스베트 살란데르 본인이 바로 문제의 중심에 서게 된다. 따라서, 리스베트 살란데르에게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고, 미카엘은 (물론 매우 핵심적인 인물이긴 하지만) 1부에 비하여 다소 비중이 축소되었다.
1부에서 꽤나 미스테리어스한 천재해커로 나오는 리스베트 살란데르는 여러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매력적인 캐릭터였고, 이 캐릭터의 본질을 파혜친다는 점에서 2부는 꽤나 흥미진진한 진행을 보여 준다. 다만, 1부에서와 마찬가지로 초반 40%정도는 다소간의 혼란스럽고 복잡한 퍼즐조각이 흩어져 있는 느낌을 감수해야 한다. 물론, 이 퍼즐조각의 복잡함을 감수한 만큼 후반부의 진행은 정말 흥미진진하고 파격적이다.
스티그 라르손은 IT 보안 분야에 꽤나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1부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특히 2부에서는 해커인 리스베트 살란데르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해킹작업이 자주 등장하는데, 엔크립션과 디크립션, 또 스파이웨어를 심는 방법 등에 대해서 꽤나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는 점을 보면 그의 지식이 꽤나 전문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영화나 소설에서 해킹을 지나치게 미화하거나 마치 마법같이 묘사해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밀레니엄 시리즈는 이런 상세화된 근거를 제시하는 점이 참 마음에 든다.
2부를 영화로 본 이후, 3부를 바로 읽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고 있다. 2부에서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생사를 확실하게 확인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