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미소라면? 멘야산다이메 대학로점

일본 라면 먹자며 민웅이형이 오전에 전화를 했다. 잠결에 받아서 다시 전화한다고 정신을 가다듬고(?) 전화를 했더니, 동네에서 먹는 것이 아니고 대학로까지 나오란다. 뭐지? 동네에는 일본라면 잘하는 곳이 없나? 이러면서 나갔더니, 멘야산다이메라는 곳이 유명하다고 이리로 데려 갔다. 알고보니 형이 여기 쿠폰을 쟁여놨더라는... ㅋㅋ

일본라면을 처음 먹는 사람에게는 대체적으로 미소라면을 추천하는데, 그 이유는 그나마 가장 덜 느끼한 라면이기 때문이다. 다른 일본라면들은 돼지고기로 국물을 내기 때문에 기름이 많은 편이며, 그래서 대체적으로 느끼하다. 처음 먹는 사람 중에서는 소화 자체를 힘들어 하는 경우도 있다. 미소라면도 같은 방식으로 만들지만 그래도 한국사람이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난 처음 일본 라면을 맛보았을 때와 같이 늘 일본라면 중에 고를 때는 미소라면을 골랐다. 느끼한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미소라면은 꽤나 훌륭한, 어쩌면 유일한 옵션이다.

멘야산다이메의 미소라면은 다른 일본라면과는 다른데,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차슈가 안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미소라면을 시키면 차슈 두세덩어리는 넣어 주는데, 따로 주문해서 넣었다. 그리고 좀 더 느끼했다. 아마도 내가 먹어본 미소라면 중에서 가장 느끼한 듯하다. 대신 이 느끼한 맛을 달래기 위해서 다소 얼큰한 맛을 가미하였는데, 그래도 느끼하여 옆에 비치된 통후추를 이빠이 갈아 넣어서 먹었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리뷰에는 분명 담백하다고 했는데...

이 특유의 느끼함을 견딜 수 있다면, 맛자체는 나쁜 편이 아니다. 일반적인 미소라면보다 좀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아마도 이 깊은 맛을 위해서는 느끼함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듯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