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빙고 팥빙수를 찾아서..

최근들어 형성된 컨센서스로써, 3대 빙수라고 일컬어 지는 밀탑의 밀크빙수, 아티제 팥빙수, 그리고 동빙고의 팥빙수를 모두 먹어 보기 위한 나의 집념이 결국 이촌동 구석진 곳까지 찾게 되었다. 이미 밀탑의 밀크빙수와 아티제의 팥빙수는 맛을 보았고, 마지막으로 이촌동에 있는 동빙고의 팥빙수를 먹어볼 차례였다.

동빙고 자체가 그리 큰 가게는 아니었고, 그럼에도 명성은 자자하기에 대기하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노천에 있는 자리까지 이미 점령되어 있음에도 자리가 그리 쉽게 나지는 않았다. 또한, 이것은 팥빙수를 마시며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기에는 눈치가 보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얼른 먹고 자리를 비워 줘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릴 수 있다. 한 15분정도를 기다려서야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아마도 3대 빙수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얼음의 질일 것이다. 얼음을 얼마나 곱게 갈아 넣었느냐가 바로 핵심이다. 얼음의 질 측면에서 동빙고빙수도 이미 맛본 밀탑과 아티제의 빙수들에 뒤지지 않았다. 또한, 팥의 질, 즉 팥을 얼마나 잘 삶았냐의 측면인데, 역시 동빙고의 팥도 꽤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3대 빙수를 모두 맛본 결과 밀탑의 밀크빙수의 손을 들어 주고 싶다. 그전에 맛본 아티제의 팥빙수는 팥이 너무 달다는 점이 좀 아쉬웠고, 반면에 오늘 맛본 동빙고의 팥빙수는 다소 싱겁다는 느낌이 들었다.

근처에 산다면 맛있는 빙수를 먹으러 들를 수 있겠지만, 멀리까지 와서 먹을 정도의 빙수는 아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