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게임 2부, 『캣칭파이어』 수잔 콜린스

헝거게임 3부작중 1편인 『헝거 게임』을 읽을 때는 정말 몰입하여 밤을 세워가며 읽었으나 이제는 그럴 형편도 아니고 그정도의 몰입도를 보여주지도 않는다. 사실, 1편이 너무나 굉장해서 2편부터는 도대체 헝거게임 안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궁금했다. 뭔가 정치적인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나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가 버리고 말았다. 또 헝거게임을 한다.

캣니스 에버딘은 이미 헝거게임에서 우승하여 더 이상 헝거게임 추첨대상이 아니며 추첨을 위하여 자기 이름을 추가로 집어 넣는 일따위를 할 필요도 없다. 헝거게임 우승으로 인하여 이미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부귀영화를 불편해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대통령은 그녀를 죽여 버리고 싶어 한다는 것! 그래서, 결국 꺼내든 카드가 75주년 특별 헝거게임! 이렇게 역대 우승자들끼리 헝거게임을 하는 이벤트가 마련된다. 매 25주년마다 특별한 헝거게임을 했으니 참 좋은 명분이다.

헝거게임의 이중성은 안에서 헝거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들에겐 악몽같지만 밖에서 보는 시청자들은 이것을 즐긴다는 것이다. 악날하지 않은가! 하지만, 글을 읽는 독자 또한 캐피톨의 시민들과 같은 관점에서 헝거게임을 즐기고 있으니, 그 악날함이라는 잣대에서 벗어날 수 없지 않을까 싶다.

1편 『헝거 게임』에서는 헝거게임 자체에 초점이 맞춰지고 엄청난 스릴을 제공한다. 2편 『캣칭파이어』에서도 헝거게임 자체가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헝거게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1편에서의 흥분만큼은 아니다. 하지만, 2편에서는 캐피톨과 그 주변 구역들의 갈등이 가시화되고 제13구역이라는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재미가 덧붙여 진다.

이미 3편까지 다 읽은 민웅이형이 넌지시 말한 스포일러에 의하면 3편 『모킹제이』에서도 헝거게임은 계속된다고 한다. 하지만, 난 이미 헝거게임보다 제13구역의 존재에 대하여 궁금함을 참을 수가 없다. 그래도, 바로 3편을 읽지는 않을 것이다. 너무 재미있어 아껴 읽고 싶은 소설이기 때문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