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아웃 네이션』 루치르 샤르마

소위 이머징 마켓이라고 불리우는 나라들의 경제 중에서 향후 10년안에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나라들에 대한 전망을 담은 책이다. 저자인 루치르 샤르마는 모건 스탠리에서 꽤나 오랜 기간동안 이머징마켓 분석가로 명성을 쌓았던 사람으로 소개되고 있다.

책이 그리 얇지는 않지만 두께를 감안하여도 생각보다 꽤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 책을 읽게 된 이유가 해외 각국의 경제 상황을 대략적이나마 이해하여 해외펀드에 대한 유혹을 느끼지 않으려는 의도, 또 기본적인 교양 상식수준의 지식을 얻으려고 하였던 것인데 그 이상을 얻게 된 것 같다.

방대한 내용이지만 간단하게나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여러 국가들이 등장하지만 가장 먼저 읽은 것은 한국 부분이었는데, 한국을 너무 칭찬해서 읽기 민망할 정도였다. 금메달 국가란다. 국외에서 보는 한국은 꽤나 잘나가고 있구나. 사실, 그렇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시절만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1만불을 넘느냐 못넘느냐 이런 수준이었고, 내가 꿈꾸던 세 가지 목표 중에 하나가 이민이었다. 하지만, 2013년의 대한민국은 이미 1인당 국민소득 2만불 수준에 이르렀고 수출경쟁력을 위한 원가절하를 감안한다면 사실상 3만불시대에 다가서고 있다고 평가될 정도이니 저자의 전망이 어느 정도 수긍이 가긴 한다. 최근 잠재성장률 저하가 좀 걱정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건전한 경제와 성장가능성을 가진 국가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반면에 중국에 대한 평가는 좀 박하다. 물론, 최근에는 중국에 대한 장미빛 전망이 많이 퇴색된 것이 사실이고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에 대한 회의적인 분석자료를 내놓는 경우가 많기에 루치르 샤르마의 의견만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인도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지나칠 정도로 민주적인 업무처리가 자본주의의 뿌리내림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평가다.

브라질은 거의 최악을 평가를 해 놓았는데, 패쇄적인 경제구조이면서 내부에서 조달할 수 있는 노동력 또한 부족하여 지금 원자재로 잠깐 반짝한 것일 뿐 미래가 꽤나 어둡다는 전망, 그리고, 멕시코는 소수과점체제의 문제점이 도드라진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이미징 마켓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그지만, 한국과 더불어 폴란드와 체코에 대해서는 유럽의 스위트 스폿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긍정적인 전망을 해 놓았는데, 우선 유로화의 소용돌이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으며 부채율이 낮아 경제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낮음을 근거로 들었다. 최근 유럽의 공장은 모두 폴란드에 있고 폴란드가 유럽의 중국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역시 수긍이 간다. 체코의 경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으나 이 책을 통하여 폴란드 만큼이나 가능성이 큰 국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추가적으로 동남아시아는 인도네시아를 필두로 하여 꽤나 긍정적인 전망을 해 놓았고, 터키 또한 그럭저럭 괜찮은 전망을 하여 옛 오스만 제국의 영광을 되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커멘트를 달아 놓았다. 반면 러시아는 겉만 번드르한 경제이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여전히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인종간의 융화부분을 지적하였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