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쁘띠 베르Aux Petits Verres with 민웅

이 동네를 올 때마다 민웅이형은 요즘 서촌이 뜨고 있다는 말을 하곤 한다. 이쪽에 자주 오지는 않지만 에전에 오후Ohoo라는 카페를 가는 길에 이 카페를 그냥 지나쳤는데, 방금전 코코인Cocoin이라는 카페에서 너무 일찍 나왔다고 생각했는지 민웅이형이 커피 한 잔 더하자고 한다. 왠지 오늘 그냥 들어가기가 섭섭한 모양이다. 그래서, 피곤이 쌓여 눈이 막 감기는 상태임에도 커피를 한 잔 더 하기로 하고 들어간 곳이 여기 오 쁘디 베르Aux Petits Verres이다. 사실, 불어로만 씌여 있어 어떻게 읽는지 찾아보았다.

여기는 타르트가 맛있기로 소문난 집이라 타르트를 하나 주문하긴 했는데, 우리는 방금 빵집에서 사온 파이를 더 맛있게 먹었다. 물론, 이 타르트가 맛이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명성만큼 괜찮은 타르트였다.

내가 관심을 보였던 것은 커피를 추출하는(?) 기계같은 것이었는데, 맨 아래 원두 갈아 놓은 커피를 넣고 아래로 압력을 가해서 커피를 진하게 만들어 먹는 방식인 듯하다. 꽤 신기했다. 커피도 내가 좋아하는 쓰고 고소한 맛이 많이 나서 오늘의 마지막 일정(?)이 만족스러웠다. 알바인지 주인인지 커피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어 보였는데, 다행스럽게도 블랜딩된 커피가 강배전으로 로스팅된 듯했다.

같이나온 모래시계가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해보니 딱히 쓸데가 없다. 운동할 때 인터벌 시간 체크할 때 써볼까 했는데, 모래 다 내려갔는지 계속 쳐다봐야 하잖아!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