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바꾸다, 아이락스 IRK01W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키보드는 아이락스iRocks사의 KR-6170 검은색이었다. 이것이 고장난 것은 아니고, 여러 모로 여분의 키보드 하나가 집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새로 주문한 것인데, 아이락스의 펜타그라프 타입의 키보드가인 KR-6170도 마음에 들었던 터라 동사의 IRK01W라는 제품을 선택했다. 색상은 블랙이 지겨워서 실버로... 그러나...

이번에 새로 구입한 IRK01W는 정말 키감이 기존 KR-6170과 현격히 다르다. 너무 예민하다고나 할까, 마치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타이핑이 되는 듯하다. 키감이라는 것이 무겁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가볍다고 좋은 것도 아닌지라 이것이 나쁘다 저것이 나쁘다라고 말할 성질의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키감에 만족하여 같은 회사의 제품을 구입한 것인데 이렇게 현격히 차이가 나는 키감의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은 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키감에 일관성을 유지하던가, 아니면 키감에 대한 강도 등을 따로 표시해 놓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들이 KR-6170의 키감에 불만을 표현한 것일까?

색상으로 실버를 선택한 것은 정말 엄청난 실수였다. 난 왠지 실버톤으로 사면 알루미늄같은 질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플라스틱에 은색 페인트 발라놓은 것이 너무나 확연히 티가 나서 참 싸구려같아 보인다. 만약 검은색이나 흰색으로 선택했으면 심미적으로는 만족했지 싶다. 색상만 아니었다면 디자인은 참 마음에 든다. 모서리에 쓸데없는 공간을 극적으로 제거해서 책상 위에서도 최소한의 공간만을 차지하며, isolation이라고 표현하는 키가 독립적으로 위치하게 보이는 프레임도 인상적이다. 키 자체의 각진 디자인도 마음에 든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듯이 색상이...

지금 심정으로는 이 키보드를 집어 던져 버리고 싶지만, 키감이라는 것은 적응하기 나름이니 조금 더 써보고 평가를 다시 해보고자 한다. 뭐 이 싼티나는 은색 도장은 뭐 어찌할 수 없겠지만, 가벼운 키감에 적응된다면, 다른 색으로 다시 구입할 요량은 있다.

이상욱